오늘 읽기 2018.4.7.
《아홉 살 함께 사전》
박성우 글·김효은 그림, 창비, 2018.2.20.
집단무지를 하려고 무를 장만해서 손질하여 말린다. 집단무지를 하는 분이 제법 많을 텐데, 고맙게 얻은 치자가 있고, 쌀겨랑 소금이랑 사탕수수랑 식초가 있으니, 스텐냄비에 한 달을 삭여 보려 한다. 가게에 가면 바로 사먹을 수 있지만, 아이들하고 함께 마련해서 한 달을 기다리는 길을 간다. 《아홉 살 함께 사전》을 읽으니 예전 《아홉 살 마음 사전》처럼 ‘겹말풀이·돌림풀이’가 가득하다. “흐뭇하고 즐겁게 여기다 : 고마워하다”라든지 ‘만나다·마주치다’ 뜻풀이가 엉성하다든지 ‘다투다 ↔ 겨루다’, ‘기대하다 ↔ 바라다’, ‘삐치다 ↔ 토라지다’, ‘숨기다 ↔ 감추다’, ‘참다 ↔ 견디다’, ‘함께 ↔ 더불어’ 들을 섞어서 쓴다. 어린이한테 ‘관계와 소통 사전’으로 엮었다고 하지만, “함께 사전”이라지만, 다투거나 미워하거나 샘내는 보기글이 너무 많다. 함께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하기보다는 떼쓰거나 골을 내는 보기글이 넘친다. “함께 사전”에 굳이 다툼질·미움질·시샘질·떼질을 안 다뤄야 하지 않으나 애써 다투거나 미워하거나 시샘하거나 떼써야 할 까닭은 없겠지. 국립국어원 뜻풀이에서 틀린 곳이 많은데 이를 그냥 쓰는데다 보기글마저 사랑스럽지 않다. 다음 판에서는 손질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