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SE (2disc)
양익준, 양익준 / 해리슨 앤 컴퍼니(H&C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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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깡패를 하며 막 가는 삶을 살아가던 상훈은 우연히 침을 뱉었다가 지나가던

여고생 연희의 옷에 묻게 되고 겁도 없이 시비를 거는 연희와 묘한 인연으로 얽히게 되는데...

 

한국영화에서 깡패나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는 부지기수지만 이 영화 속 상훈만큼 리얼한 인물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깡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자연스런 연기를 소화해낸

상훈 역의 양익준이란 배우의 연기가 정말 압권이라 할 수 있었다.

(보니까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다.ㅋ)

 

영화는 아픈 과거를 가진 상훈을 비롯해 상처투성이에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술 먹고 엄마에게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가 여동생을 칼로 찔러

죽이는 끔찍한 상처를 가진 상훈,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몸과 정신도 정상이 아닌 아버지와

삐뚤어진 남동생과 함께 사는 연희 등 삶 자체가 고통스런 인물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건강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 가정에서(특히 가정폭력을 일삼는 부모 밑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물론 그런 걸 이겨낸 훌륭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상처를 간직한 상훈과 연희가

서로에게 맘을 열면서 상훈이 용역깡패 일을 그만두고 새출발을 하려는 찰나에 아이러니하게도

연희의 동생에게 당하면서 상훈의 길을 연희의 동생이 가게 되는 점은

한 번 들여놓은 악의 구렁텅이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사채를 빌려 쓴 사람들에게 돈을 회수하는 상훈과 똘마니들의 모습 등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두운 삶의 단면을 잘 보여준 영화였는데 다큐를 연상시키는 리얼한 영상들과

연기자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우리의 아픈 현실을 꼬집어낸 수작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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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이상우 지음 / 청어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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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의 혈족간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끝나고 세종 시대에 들어서야

어느 정도 나라가 반석에 오르는 상황이 되지만 세종의 뒤를 이을 장자 문종이 병약한 데다

그의 동생들인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의 야심이 남달라 또다시 조선의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결국 왕위계승을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수양대군 일당은 계유정난을 일으켜 권력을 잡는데

이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김종서라 할 것이다.

단종을 지켜줄 세력의 핵심인물인 동시에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기 위해 꼭 처치해야 해야 했던

인물인 김종서와 관련해선 워낙 많은 책과 드라마, 영화들에서 이 사건을 소재로 다루기 때문에

사실 그다지 새로운 얘기가 나오진 않고 있는데 뜬금없이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라는

의혹성의 제목을 단 이 책을 만나니 김종서의 죽음에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는

다른 사실이 숨겨져 있지 않나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국 추리작가계의 거목 중 한 명인 이상우 작가의 역사팩션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홍득희라는 산적 출신의 여걸과 김종서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얘기가 펼쳐진다.

사실 제목만 보면 계유정난이 핵심 소재일 것 같지만 후반부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그 전까지는 주로 김종서가 6진 개척을 하는 와중에 홍득희와 만나

그녀와의 질긴 인연이 계속되는 얘기가 그려진다.

문신임에도 세종으로부터 북방개척의 임무를 받은 김종서는 조선 병사들에게 부모를 잃은

홍득희 남매를 돌봐주면서 홍득희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 와중에 양정, 송희미, 박호문 등 악질 관리들을 만나게 되지만

이들을 완전히 발본색원하지 못한 김종서는 결국 나중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여진족들에게서 조선 백성들을 보호해야 할 관리들이 자기 사욕만 채우기 바쁘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으니 나라 꼴이 제대로 돌아갈 턱이 없는데

이런 분개할 만한 현실에 고군분투하는 김종서의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등장해

감탄하면서도 안쓰러운 맘이 들었다.

심지어 호랑이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왜 그의 별명이 호랑이가 되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김종서의 북방개척과 그 와중에 인연을 맺은 홍득희와의 사연 등에

내용이 편중되었고, 김종서의 죽음에 얽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게 아닌가 기대를 했는데

별반 새로운 얘기가 펼쳐지지도 않았다. 완전 제목에 낚인 느낌이 드는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차라리 얼마 전에 방영된 드라마 '공주의 남자'처럼 김종서와 여자 산적 홍득희와의 로맨스에만

더 집중했다면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비록 팩션이지만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김종서라는 인물의 진가를

제대로 알게 해주는 데는 기여한 작품이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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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2disc)
곽경택 감독, 권상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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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감각을 잃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 남순(권상우)은

자해공갈을 하며 채권추심을 하러 다니다가 혈우병에 걸린 채 가족이 남긴 빚에

시달리는 여자 동현(정려원)을 만나게 된다. 남순은 동현에게 빚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만나면서 그녀의 통증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는데...

 

만화가 강풀과 곽경택 감독의 만남이라 과연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지 궁금했는데

무난하달까 평범한 영화가 나왔다. 주인공들은 나름 독특한 병들을 앓고 있는데

특히 남순이 앓고 있는 병은 다른 영화에선 보기 드문 희귀병이 아닌가 싶다.

영화의 내용은 어쩌면 지극히 상투적인 내용이 펼쳐지는데,

자신의 통증은 느끼지 못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의 통증에 아파하고

자신의 통증은 대수롭지 않고 생각하는 여자가 남자가 느끼지 못하는 통증에는

대신 아파하는 모습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해주었다. 자신의 아픔보다

상대의 아픔에 더 고통스러운 게 바로 사랑임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 노력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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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 콤보팩 (2disc: 3D+2D)
스티븐 쿼일 감독, 니콜라스 다고스토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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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을 하러 버스를 타고 가던 샘은 다리가 붕괴되어 참사가 발생하는 환영을 보고 나선

여자 친구 등과 급하게 버스에 내려 간신히 참사에서 벗어나지만

살아남은 8명에게 차례대로 죽음이 찾아오는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시리즈도 생명력이 긴 시리즈인 것 같다.

아무래도 미리 죽음의 환영을 보고 죽음을 피한 사람들에게 차례로 죽음이 찾아온다는

기본 줄거리 자체가 지닌 매력과 좀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인 죽음의 장면들이

공포영화 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1편에서 보여줬던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다.

5편에선 어이없는 다리 붕괴 장면 등 조악한 CG가 눈에 거슬렸다.

그럼에도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계속되어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역시 예정된 죽음은 결코 피할 수 없음을 잘 보여준 시리즈가 아닌가 싶은데 안전불감증에 대한

교육자료로도 유용한 영화였다.ㅎ 엔드 크레딧 이후 시리즈의 요약판(?)도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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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 - 전쟁 테마로 새로 읽는 그리스 신화
김원익 지음 / 알렙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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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그리스 신화와 관련해선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어 있고

나름 관심이 있는지라 여러 책들을 읽어 대략의 내용은 알고 있지만

늘 비슷비슷한 이름의 인물들과 복잡한 혈연관계로 헷갈릴 때가 많았다.

그래서 분명 유사한 내용들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처음 접하는 것 같은 낯선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책은 그리스 신화를 전쟁이라는 테마에서 접근하고 있다.

 

먼저 그리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가 패권을 차지하게 되는 과정을 얘기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우라노스와 아버지 크로노스가 모두 자신의 아들에 의해 권력을 빼앗긴 데 반해

제우스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자비한 폭력과 지나친 권력욕으로 몰락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형제자매들과 자식들에게 권력을 나눠주면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제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가 있었다.

 

펠리아스에게 빼앗긴 왕권을 되찾기 위해 황금 양피를 찾아 여러 영웅들과 함께

아르고 호를 타고 숱한 역경을 겪었던 이아손은 권력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롭지 못해

결국 실패한 영웅이 되고 만다. 그리스 신화 최초의 여자 영웅이었던 아탈란테도

황금 사과 때문에 여자 영웅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여자들의 무덤이라 할 수 있는

결혼 후 결국 사자로 변신당해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다.

반면 그리스 신화 속 대표적인 완벽한 영웅인 페르세우스의 경우 그의 모험 자체가

권력욕 때문에 치르는 것이 아닌 정의의 전쟁이었기에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오점을 남기지 않고 평화로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헤라클레스와 리틀 헤라클레스라 불리는 테세우스의 파란만장한 모험은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어 헷갈릴 때가 정말 많은데

(특히 관련된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저주받은 운명의 오이디푸스의 얘기로부터 비롯된 테베 전쟁과

모든 전쟁의 축소판이자 침략전쟁이었던 트로이 전쟁은 한편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었다.

트로이 전쟁 이후 집에 돌아가는데 무려 10년이나 걸린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가족의 소중함을

잘 보여준 사례였고, 마지막 아이네이아스의 모험은 다른 그리스 신화를 다룬 책들엔 잘 안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로마의 건국신화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는 정의와 방어의 전쟁을 상징하는 아테나와 폭력과 살육의 전쟁을 상징하는 아레스, 두 명의 전쟁의 신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영웅들의 전쟁도 크게 정의의

전쟁과 폭력의 전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정의의 전쟁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폭력의 전쟁으로 끝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리고 영웅들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과도한 분노나 지나친 권력욕과 애욕, 오만이 그들을 고난과 시련에 빠지게 만드는

사례들을 보면서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줬다.

이전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등을 통해 그리스 신화를 나름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전문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스 신화가 단순히 고전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에도 계속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건

역시 영웅들의 고난과 역경을 통해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기 때문이란 사실을

전쟁이란 테마를 통해 잘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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