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시트콤 - 상식을 뒤집는 14가지 물리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이우일 그림 / 해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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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온갖 '콘서트' 열풍이 일더니 이번에는 시트콤으로 넘어왔다.

이 책도 기존에 나왔던 과학, 철학, 경제학 등 각종 분야의 이론들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양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책들과 같은 성격이라 할 수 있었는데

결코 쉽지 않은 물리학을 14개의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하는데 물리학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그다지 물리학과는 친하지 않았던 관계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어 물리학 관련한 책은 거의 안 읽었는데

이 책은 왠지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하게 되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얽힌 일화와 관련해선 누구나 다 알겠지만

금관에 은이 섞였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간과하는 질량과 무게의 차이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갈릴레이의 실험으로 유명한 낙하 법칙을 설명하는 장부터는

본격적인 물리법칙과 공식들이 등장하는데  F=ma란 기본공식부터 시작해서

이를 활용해 가속도를 구하는 내용 등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리바이스의 상표로 유명한 두 말의 양쪽에서 청바지 찢기는

사실 말 대신 말뚝이어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상 결과는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헐리웃 영화 '고질라'나 '킹콩' 등 거대한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종종 볼 수 있어

20미터 되는 거인 미녀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몸 크기가 10배 늘어나면 몸무게는 1,000배로 늘어나

이를 지탱하기 위해선 절대 늘씬한 미녀가 될 수는 없음을 간과한 희망사항에 불과함을 알 수 있었다.

'역설적인 시간여행'에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맛보기할 수 있었는데

우주적 관점에서 시간의 흐름은 불규칙적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밖에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는 영구기관의 발명,

포도밭에 얼음으로 냉기 막기 등 여러 사례를 물리학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들에 담긴 물리학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첨에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었다.

명 일상을 소재로 한 물리학 책임에도 현상을 물리학을 통해 설명하는 과정은 쉽게 와닿지 않았다.

역시 과학적인 사고는 인문계 출신에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ㅎ

그럼에도 학교에서 배우고 잊어버렸던 물리공식들을 오랜만에 접하니 나름 반가운 생각도 들었고

그 당시 골치 아파가며 풀던 문제들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물리학은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설명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 세상을 제대로 알기엔 갈 길이 멀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물리학이 얼마나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학문임을 잘 알 수 있었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학문임을(물론 몰라도 삶에 지장은 없겠지만ㅋ) 알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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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양장본 패키지)
대니 보일 감독, 데브 파텔 외 출연 / 컨텐트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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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 출신 자말은 퀴즈쇼에 출연해 6억원의 상금이 걸린 최종단계까지 도달한다.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던 그가 백만장자를 눈 앞에 둔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아카데미 작품상 등 총 8개 부분을 휩쓴 영화라 기대를 했는데 뜻밖에도 인도영화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감독이 대니 보일이지만 출연 배우나 배경 등이 모두 인도이니 인도영화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황당한 것은 자말이 6억원의 상금이 걸린 최종단계까지 갔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가 고문을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자말이 그 정도까지 갔다는 게

영화속에서나 가능하다거나 사지선다형이니까 지극히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암튼 그가

살면서 실제 경험했던 것들이 문제로 나왔으니 정말 운이 좋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자신이 아는 것이면 맞출 수 있는 법이니까...

 

인생이 자말처럼 잘 풀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영화의 처음에 제시되는 문제의 정답은

안타깝게도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이다. 점점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부자와 빈자간

사회계층의 구별이 확연히 되고 있는 세상에 예전처럼 '개천에서 용났다'는 식의

인생역전이 벌어지기는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난한 사람이 벼락부자가 되는 일은 정말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대박의 요행수를 바라는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영화는 그야말로 판타지라 할 것이다. 이뤄질 수 없는 꿈을

영화라는 환상을 통해 잠시나마 대리만족하는 그런 씁쓸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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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스트레인저 - 무황인담
안도 마사히로 감독, 나가세 토모야 외 목소리 / 컨텐트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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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이 한창이던 일본 전국시대, 자신을 쫓는 사무라이들에게서 간신히 도망친 소년은

정체 모를 무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사무라이들의 활극이 펼쳐지는 영화는 꽤 봤지만 애니메이션은 처음인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유혈이 낭자해서 좀 수위가 높다

특정한 시간에 태어난 소년의 피를 마시면 불로장생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에 명나라 황제의 명을 받고 파견된 무리들과

이에 협조하는 일본 사무라이들, 그리고 소년과 그를 돕는 무사.

이들의 혈투가 애니메이션임에도 비장감이 넘치게 그려졌고

소년과 개, 그리고 무사의 우정이 잘 그려진 애니메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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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 외 지음, 엄일녀 옮김 / 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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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영미권 작가들 20명의 작품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사실 이렇게 한 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은 작가들일 것 같은데

마이클 세이본이 문예계간지 맥스위니스의 객원편집자를 하면서

유명작가들의 장르 단편소설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공포의 제왕 스티븐 킹, '쥬라기 공원'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마이클 크라이튼,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의 원작자 닉 혼비, SF 판타지 문학의 대가 닐 게이먼 등

내가 아는 작가도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는 작가들이었는데

공포, SF, 추리 등 다양한 장르소설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었다.

 

지상파 TV를 빨리감기로 미리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설정의 타이틀작인

닉 혼비의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20편의 향연은

그야말로 단편 장르소설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었다.

작품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잘 담겨져 있었는데

카를로스 웹스터가 보안관이 된 사연을 담은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이나

 얼마 전 힘겨웠던 지리산 종주를 연상시킨 데이브 에거스의

킬로만자로에서의 모험담을 그린 '정상에서 천천히 내려오다',

'다크 타워'의 외전 격인 스티븐 킹의 '그레이 딕 이야기' 등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캐럴 엠시윌러의 '사령관'이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비장감 넘치는 줄거리와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맘에 와닿았다.

 

이 책에 실린 총 20편의 작품은 장르도 제각각인데다

분량도 짧게는 10장 내외에서 길게는 100페이지 정도 될 정도로

천차만별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품의 수준이나 취향에 대한 생각도 분명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은데

분명한 것은 다양한 성향의 독자들을 전부 포섭할 만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20편 중에는 내 맘에 속 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좀 아니다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

SF, 호러, 추리, 스릴러, 역사물 등 장르소설의 거의 모든 범주들이 다 들어가 있다 보니

진수성찬 속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한 마디로 골라 먹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아마 이 정도의 이름 있는 작가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으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 다시 한번 총대를 멘다면 멋진 단편 장르소설의 항연을 누릴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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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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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동서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우리나라의 문학상이라는 문학상은 제다 휩쓴 작가인데다 평도 좋은 작가임에도

쉽사리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드디어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미국으로 입양된 카밀라 포트만은 성인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 진남으로 온다.

그곳에서 친모가 다녔다는 진남여고를 방문하지만

교장은 재학생이 미혼모로 아이를 낳았을리 없다며 완강히 부인한다.

하지만 카밀라는 그곳에서 어머니 지은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녀가 남긴 문집 속에서 지은의 숨겨진 과거를 조금씩 확인하는데...

 

첨에 외국으로 입양되었던 한국인 여자가 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다는 내용을 접했을 때는

드라마나 소설, 영화 등 다른 작품들에서 보았던 그런 뻔한 내용이 전개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쩔 수 없이 자식을 버려야 했던 엄마와 자신을 버렸던 엄마를 만나

그녀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자식의 모습이 그려지는 신파성의 진부한 전개가 연상될 찰나에 이미

세상을 떠난 카밀라의 엄마 지은에게 숨겨진 비밀의 무게는 쉽게 상상했던 범위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은의 얘기가 하나씩 풀려나올 때마다 조금씩 그녀가 겪었을 고통이 느껴졌는데

그녀를 알았던 사람들의 기억과 증언들은 결코 그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카밀라는 엄마가 남긴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서서히 카밀라가 아닌 희재가 되어갔다.

그리고 결코 만나보지 못했던, 만날 수 없었던 1984년의 지은과 2012년의 희재는

그렇게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마치 파도가 바다의 일인 것처럼...

 

김연수 작가와의 첫만남은 사실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그냥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지라 문장 하나하나를 되새김질하는 노력이 필요했고

그럼에도 심해 속을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작가의 말처럼 사람 사이에도 심연이 존재해 서로에게 건너갈 수가 없을 때가 많은데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런 심연을 건너 상대에게 가닿을 수 있는

그런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게 바로 이 소설을 읽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카밀라가 희재가 되어 지은의 존재를 느낄 수 있고, 자신을 찾아온 희재를 지은이 지켜볼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서로의 심연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 번 읽어선 놓친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작가가 심연 속으로 떨어뜨린 말들에

다시 귀를 귀울여보면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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