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파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8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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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하자면, 살인을 하는 능력은 건강한 인간의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우는 존재이며, 이웃을 죽일 수 없는 사람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결국 살인이란 인간에게 필연적인 죽음을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다.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인생은 고해이기 때문에 그것은 잘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살인은 자비로운 행위이다. 단지 따뜻한 햇살을 쬐거나, 물이 입술을 적시거나, 심장 박동을 느끼며 삶을 향한 어리석은 욕망을 깨달을 때에만 죽음이 비참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럴 때면 살면서 이루어놓은 모든 것, 그러니까 권위, 지위, 원칙을 팔아서 시간의 부스러기라도 사고 싶어진다. -19쪽

우리가 무엇인가를 믿는 이유는 그것을 믿고 싶기 때문이다. 신을 믿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사랑은 믿는 것은 삶의 의미가 더욱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유부남의 말을 믿는 것은 유부남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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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컬렉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 링컨 라임 시리즈 1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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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시리즈에 푹 빠져 지내다가 후속 책들이 출간되지 않아 공허함을 느끼는

동안 그에 대적할 만한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에 드디어 첫 발을 디디게 되었다.

그동안 익히 명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쉽사리 '링컨 라임' 시리즈에 손을 대지 못했던

아무래도 이 책을 영화로 만든 '본 컬렉터'에 기인한 것 같다.

영화가 안 좋아서 그런 건 아니고 일단 영화를 통해 대략의 내용을 안 상태라서

스릴러 작품의 핵심인 결말을 알고 책을 읽기에는 좀 동기가 약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더 이상 링컨 라임을 외면하면

그를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그동안 CSI 등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과학수사를 다룬 범죄스릴러 미드와 유사한 내용전개를 보여준다.

사고로 인해 3년 동안 침대생활을 하며 안락사를 꿈꾸는 전직 뉴욕시경 과학수사국장 링컨 라임은

정말 전대미문의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과학수사와 추리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것이지만,

본인이 직접 거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수사를 지휘하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링컨 라임의 파트너인 아멜리아 색스(영화에서는

아무래도 발음상 문제로 성을 바꾼다)는 미모의 초보 순경인데 강단 있는 사건 대처로

링컨 라임의 신임을 얻어 현장에서 링컨 라임의 수족 역할을 한다.

링컨 라임의 과학수사 지식과 아멜리아 색스의 날카로운 직감과 실행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기상천외한 범인 본 컬렉터를 압박하기 시작하는데 드러나는 본 컬렉터의 정체는

영화를 봤음에도(물론 기억이 거의 가물가물한 수준이지만ㅋ) 나름 충격적이었다.

본 컬렉터의 정체보다는 사실 링컨 라임과 본 컬렉터의 최후의 대결이 더 압권이라 할 수 있었는데

본 컬렉터 역시 주인공들 못지 않은 인상적인 캐릭터라서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 것 같다.

 

이 책은 그야말로 과학수사와 현장감식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었다.

어떻게 현장을 보존해야 하고, 단서를 수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석을 보여줘서

과학수사 실무를 하는 사람들이 교재로 사용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멜리아가 찾아낸 단서들로 범인에 대한 인상착의, 거주지, 차량 등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해나가는 장면은 과학수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 콤비의 활약은 무려 9편이나 나와 있는 상태라

이제 겨우 첫 편을 읽은 지금 아직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링컨 라임 시리즈와의 만남의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싶다.

차근차근 만나게 될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와의 즐거운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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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들 - 세계 최고의 독서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말하다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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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시간의 상당부분을 독서에 할애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독서가 주는 즐거움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내가 누리는 즐거움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해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방식대로의 독서가 올바른 것인지, 바람직한 독서법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세계 최고의 독서가로 불리는 이 책의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이 들려주는 독서의 즐거움은

과연 무엇인지, 독서와는 뭐가 다른지 엿보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러 책을 사례로 들면서 독서와 책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구절들이

각 챕터 시작되는 곳에서 계속 인용되고 있는데 어릴 때 그림책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본 기억이 있지만 그런 대사들이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릴 때 읽었던 대부분의 동화들이 대강의 줄거리와 막연한 이미지로만 남아 있는데,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속 대사들을 보면

이 책들이 단순히 동화책이 아닌 것 같았다.

어른이 보기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함축된 의미들을 담고 있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앨리스뿐만 아니라 돈키호테나 피노키오 등 어릴 때 읽은 책들의 내용이 많이 인용되고 있는데

과연 내가 읽은 적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헤라클레이토스의 '우리는 한 권의 책을 두 번 똑같이 읽지는 않는다'는 말처럼

책은 그대로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책에 대한 느낌이나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책들을 모두 꼭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가 말한 그런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독서가 창조적인 활동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 활동이라 말한다.

심지어 독서하는 능력이 인간이라는 종을 정의한다고 하는데,

어떤 책의 제목처럼 호모 부커스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는 것은 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지혜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할 것인데 요즘 독서보다는

다른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책에 대한 애정을 물씬 느낄 수 있었는데,

그의 말처럼 단순히 책에 새겨진 글자를 읽는 것만이 아닌 텍스트를 새롭게 재구성해

완전히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독자가 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알베르토 망구엘이 얘기하는 독서의 즐거움에 공감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상적인 독자는 될지라도 애독자임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라는 행위가 텍스트의 지배를 두고 독자와 페이지 간에 벌어지는 권력투쟁이고

이 투쟁에서 승리하는 쪽은 거의 언제나 페이지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재밌는 책은 늘 페이지가 금방 줄어들어 안타까울 정도고

어려운 책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가 버거우니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페이지와의 권력투쟁에선 항상 패배자여도 행복한 패배자가

바로 독서를 즐기는 사람임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저자처럼 항상 책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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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아더 크리스마스 (1disc: 3D+2D 겸용) - 우리말 녹음 수록
베리 쿡 외 감독, 휴 로리 외 목소리 / 소니픽쳐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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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가 과연 전 세계 그 많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선물을 나눠줄까?'라고

산타클로스를 믿는 순진한(?) 어린이들은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에선 이를 과학적으로 계산까지 했는데,

1억 6천만kg 선물 꾸러미를 들고 0.007초만에 굴뚝을 들락거리며

중력의 14억 배나 되는 힘을 이겨가며 31시간 동안 1억 6천만 가정을 방문해야 한다고 하니

산타클로스가 단 하루밖에 일을 하지 않지만 참 힘든 직업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의 비밀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ㅎ

 

역시나(?) 최첨단 비행선과 수많은 요정들이 택배기사로 동원되는 엄청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실수로 한 여자 아이의 선물이 배달 목록에서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현재 산타의 큰아들이자 실질적인 임무의 지휘자인 스티브는 겨우 한 명의 아이를 놓친

배송사고는 별 거 아니라며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의 동생 아더는

한 명이라도 선물을 받지 못하면 안 된다며 은퇴한 할아버지와 함께

구식 썰매를 끄는 루돌프를 이용 복고적인(?) 방법에 의해 배송에 나선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배송은 많은 시행착오를 일으키지만

우여곡절 끝에 배송은 성공하는데 아무리 기계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함을 잘 보여준 애니메이션이었다.

산타의 선물배송의 비밀이 폭로되고 말았으니 산타의 신비주의는 이제 끝난 게 아닌가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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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장영재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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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적인 문호인 톨스토이의 주옥같은 단편 7편을 모은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준다.

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어릴 때 읽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떠올랐는데,

가난한 구두수선공 시몬과 인간세상으로 내려 온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의 답은 누구나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사랑이었는데,

오히려 두 번째 질문의 해답인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능력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더 와닿았다.

대부분 자신이 진정 뭘 원하는지, 필요한지도 모른 채 세상이 만들어 놓은 잣대에 따라

자신을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장화를 주문한 신사처럼

한 치 앞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불쌍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좀 더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는 부질없는 땅 욕심을 부리다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자신이 죽어 묻힐 땅만 차지하게 되는 남자의 얘기를 그렸는데 

지나친 욕망이 부른 비극을 잘 보여주었다.

제목 자체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대로 담긴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계시다'와

우리의 도미설화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에밀리안과 빈 북',

남에게 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하는 행위와 같음을 깨닫게 해주는 '아시리아의 왕 아사르하돈',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라는 교훈을 주는 '달걀만 한 씨앗',

애들싸움이 어른싸움이 되고, 애들만도 못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

'어른보다 슬기로운 소녀들'까지 짧은 이야기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었다.

 

사실 톨스토이의 작품은 어릴 때 어린이용으로 읽은 단편들 빼고는 제대로 읽은 작품이 없었다.

특히 어른이 되고 나서 읽은 적이 없다 보니

톨스토이라는 작가의 진면목이 어떠한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비록 단편집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작품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종교적인 냄새가 짙게 배어 있어 좀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잘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

앞으로 이름만 익숙한 톨스토이의 명작들을 직접 만나 그의 작품들의 진가를 맛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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