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국동석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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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남자 아이를 유괴하여 살인한 사건의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범인을 잡으려는 여론몰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아빠(김갑수)가 범인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

다은(손예진)은 아빠가 유괴범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그놈 목소리' 등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들을 여러 번 보아서 그런지

이 영화의 소재 자체는 그리 신선하지 않았다.

다만 이 영화는 피해자가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간절함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가 범인이 아닌지 하는 의심과 두려움에 주목한다.

사실 자신의 가족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면 정말 곤혹스럽고 괴로울 것 같은데

바로 다은이 처한 상황이 그러했다. 영화는 과연 다은의 아빠가 유괴사건의 진범인가 하는 의혹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끝까지 영화를 끌고 가는데 전혀 뜻밖의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진짜 진실은 엔드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나오니 놓치지 말 것).

스릴러의 공식을 나름 지키면서 긴강잠을 유지했지만 스토리가 좀 빈약해서 그런지

억지로 얘기를 질질 끄는 느낌이 없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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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위트니스
피터 위어 감독, 해리슨 포드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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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봤는지 안 봤는지 긴가민가해서 보긴 봤는데 보다 보니 조금씩 기억이 났다.ㅋ

예전에 다음 영화에 리뷰를 많이 써놨는데 개편되면서 다 날라가버린 게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했다. 같은 영화를 봐도 볼 때마다 느낌도 다르고 보이는 게 다른 데 내 소중한 리뷰(?)들을

잃어버린 걸 내 아이들(있지도 않지만)을 잃어버린 거에 비하면 지나친 걸까...ㅋ

 

해리슨 포드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존 북(해리슨 포드) 형사는 

부패한 형사들이 동료 형사를 살인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미쉬교인 어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미쉬교 마을로 숨어들어 간다. 부패한 형사들 얘기는 수많은 영화의 단골소재라 신선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존 북이 증인을 데리고 무작정 숨어버리는(물론 피격을 당하는 등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모습이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미쉬교들의 마을에 숨어살다가 증인의 엄마인

레이첼과의 어설픈(?) 로맨스와 대담하게 마을로 쳐들어 온 부패 형사들과의 싱거운 대결 등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을 주는 스릴러 영화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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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예술 탐정 시리즈 1
후카미 레이치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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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주받은 예술가들'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에 에콜 드 파리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성공한 화랑 주인으로

 

명성이 높은 아카츠키 히로유키가 자택 서재에서 칼에 찔린 채 숨진 채로 발견된다.

 

완벽한 밀실 상태여서 자살인지, 타살인지, 누가 범인인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사건을 맡은 운노 형사는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조사해 나가지만 좀처럼 단서를 잡지 못하는데...

 

전에 봤던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통해 미술과 미스터리도 절묘한 결합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책도 '에콜 드 파리'라는 미술의 화파를 통해

 

정교한 밀실 미스터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사실 '에콜 드 파리'라는 용어 자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모딜리아니 같은 유명한 화가도 있었지만, 섕 수틴, 줄스 파스킨, 사에키 유조 등

 

생소한 화가들과의 첫만남의 자리가 되었다.

 

각 장마다 작품 속 피해자인 아카츠키 히로유키의 '저주받은 예술가들'이라는 책의 일부를 발췌하고

해당 화가의 대표작을 싣고 있어 과연 내가 미스터리를 읽는 것인지

 

미술책을 읽는 것인지 잠시 헷갈릴 때도 있었다.

 

미술과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여주지만 밀실 트릭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친절하게도 철제빗장의 모습도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밀실 트릭에 대한 정교한 분류를 알려준다.

 

미스터리를 즐겨 읽지만 이렇게 학문적 접근을 보여준 책은 없었는데,

 

밀실 트릭의 종류로 범행 당시 피해자와 범인이 모두 밀실 안에 있었던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만 밀실에 있고 범인은 안에 없었던 경우,

 

범행 당시 피해자와 범인 모두 밀실 안에 없었던 경우의 세 가지가 있는데,

 

각각은 세부적 유형과 변형 유형으로 나눠졌다. 이 부분을 읽고 있으니 그동안 내가 읽었던

 

밀실 트릭들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생각해보는 깨알같은 재미도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수사의 중심은 운노 형사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그의 조카 슌이치로였다.

 

미술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슌이치로는 드문드문 등장하지만

 

날카로운 추리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작가는 엘러리 퀸처럼 '독자들에게 보내는 도전장'을 던지는데

 

드러나는 진실과 밀실 트릭의 비밀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여러 개의 사건들이 얽히고 설키다 보니 조금 정정당당한 대결을 벌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본격 미스터리의 묘미를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오베시미 경부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도 재미를 한껏 더해 주었는데, 

 

노리즈키 린타로의 '사막화된 본격미스터리에 단비처럼 내린 지의 오아시스'란 평이 

 

딱 들어맞는 그야말로 예술적인 미스터리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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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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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에서 이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 한 신경숙 작가의 책 중 읽은 책은 

 

그녀에게 국민 작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엄마를 부탁해'와 초기 단편집인 '겨울 우화'가 전부이지만

 

왠지 그녀의 작품은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다. 이 책은 제목 자체가 주는 아련한 느낌에 끌렸는데

 

사놓고 오랫동안 고히 책장에 모셔져 있다가 이제야 내 손에 잡히게 되었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지는 않지만 왠지 전화벨이 울리는 듯한 환청이 들리는,

 

아니 환청이라도 듣고 싶은 마음이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간단히 말해 네 명의 친구들의 얘기다. 윤, 명서, 단, 미루.

아마 80년 대학생 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얘기인지라 내가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여러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을 통해 수없이 간접경험한 바로 그 시대의 얘기였다.

 

윤의 애기와 명서의 갈색노트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이들의 파란만장한 청춘이 그려지는데

 

아무래도 내가 직접 경함한 시절이 아닌지라 공감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다.

 

시대마다 청춘들의 고민이 똑같지는 않기에 그 시대를 같이 살지 않았으면

그들의 고민을 100%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독재정권 아래 민주화 운동과 시위로 점철된 대학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다.

 

지난 세대 사람들이 취업 문제로 고통받는 요즘 청춘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세대마다 그 시절의 화두와 환경에 길들어져 있기에 공감도엔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큰 틀은 다르지 않기에 이들 네 사람이 과연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궁금했다.

 

윤과 단, 명서와 미루 이렇게 각각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네 명은

 

어느 순간 인연이 닿아 절친한 친구들이 된다.

 

하지만 이들에겐 각자 커다란 상처가 있기에 완전히 가까워지지는 못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 단과 미루가 죽으면서 남겨진 윤과 명서는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군대 의문사나 민주화운동자의 행방불명, 분신 자살 등 현대사의 아픔이 이들에게 고스란히 남아

 

윤과 명서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아픈 상처도 더욱 도드라지는 힘든 상황에서 괴로워한다.

 

그렇게 조금씩 멀어졌던 그들을 팔 년 만에 다시 만나게 해준 건

 

바로 그들의 인연을 맺어준 윤교수가 위중하다는 소식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김난도 교수의 책도 있지만 청춘의 속성은 바로 아픔이지 않나 싶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첫 발을 내디디지만 모든 게 서툴기에

 

세상과의 만남은 마냥 어렵고 그런 와중에 생기는 상처는 어쩌면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 속의 네 명의 청춘들은 세상에 발을 제대로 내딛기 전에

 

이미 큰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고, 무정한 세상을 마주하기엔 너무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 네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깝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청춘의 방황과 상처는 성장통이라지만 삶을 바꿔놓을 정도의 큰 고통을 이겨내면서

 

꿋꿋이 버텨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윤교수가 했던 크리스토프 얘기를 다시 학생들에게 늘어놓는 윤의 모습은 청춘들에게 필요한 게

 

과거나 오늘이나 다를 게 없음을 잘 보여줬는데, 윤이 지금 이십대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한 "함께 있을 때면 매순간 오늘을 잊지 말자"고 말하는 싶은 사람을 갖고, "언제든 내가 그쪽으로

 

갈게"하는 사람이 되라는 그녀의 말이 인상적이면서도 뭔가 허전한 울림을 주었다.

 

아마 그런 사람을 갖지도 되지도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신경숙의 책을 읽으면 항상 마음 속 어딘가가 저릿하게 아파온다.

 

이 책도 네 명의 청춘들을 보면서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그 시절을 겪어왔던 청춘들의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런 상처를 서로 보듬어줄 수 있는 게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사랑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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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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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지 않은 앞날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앞날은 밀려오고 우리는 기억을 품고 새로운 시간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기억이란 제 스스로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속성까지 있다. 기억들이 불러일으킨 이미지가 우리 삶 속에 섞여 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억이나 나의 기억을 실제 있었던 일로 기필코 믿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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