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놈들이 온다 - 대중의 죽음, 별★종의 탄생
세스 고딘 지음, 최지아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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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랏빛 소가 온다'로 처음 만났던 세스 고딘은 마케팅에 있어 늘 리마커블한 내용을 

듬뿍 담은 책들로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곤 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카루스 이야기'도 자신들에게 도전하지 못하게 하려는

기득권 세력에 맞서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라고 주문했는데,

이 책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별종에 주목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지면서

대중이라는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되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대중이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하면서 동일한 취향을 가진, 아니 동일한 취향을 가지려고 하는 

대중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게 기업들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특히 '모난 돌이 정 맞는다'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튀는 걸 금기시하는 우리와 같은 문화권에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게 미덕이라 여겨질 정도로 집단문화가 만연해서

대중과는 다른 별종이 존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대중이 아닌

별종이 대중을 몰아내고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했음을 선언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환경 속에서는 정보가 차단되고 소통이 아닌

일방통행이었던 세상과는 달리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드러낼 수 있다.

이 책에선 별종을 만드는 네 가지 요인으로 창조가 증폭되고, 물질적 여유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만들고 우리는 별종이 되기를 원하며, 별종에게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이 증가했고, 부족들은 개인보다 소통이 수월함을 들고 있다.

그만큼 예전에는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던 일들이 이제 충분히 가능한 세상이 되었기에

기업이 만든 물건을 그냥 소비만 했던 대중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요구하고

이를 선택할 권리를 가진 소비자주권시대에선 별종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렇게 대중이 아닌 별종에 초점을 맞춘 세스 고딘의 관점 자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는데

우리와는 조금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좀 변화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체면을 중시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정서가 그대로인 우리 사정상 별종이 대중을 능가하여 환영받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별종이 얼마든지 인정받는 다양성이 넘치는 사회라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흥미로운

얘기를 담은 이 책은 이젠 대중이 아닌 별종에 주목해야 함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94 평균이란 정확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마케터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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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데미지
루이 말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외 출연 / 프리존엔터테인먼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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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정치인 스테판(제레미 아이언스)은 우연히 만난 안나(줄리엣 비노쉬)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는데 하필 안나는 자신의 아들 마틴의 여자 친구였다.

안나의 유혹에 스테판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고 마는데...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던 90년대 초반에 아마 심의가 보류되는 등

문제가 있던 것으로 어렴풋한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아들의 여친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다는 게 우리 정서상 받아들이가 어려워서 그랬을 것 같은데 지금 봐도 좀 거북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스테판과 안나 두 사람의 관계의 수위(?)는 그다지 세진 않았다. ㅋ

 

부적절한 관계의 근원은 역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안나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팜므파탈이라 할 수 있는 안나의 양다리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테판의 모습은

오히려 안스럽다고나 할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자기가 죽을 줄도 모르고 불빛에 달려드는 나방과 같다고 할까...

결국 그의 참을 수 없었던 욕망은 견디기 어려운 비극을 불러오고 그를 완전히 파멸시킨다.

 

윤리적인 면에서 보면 당연히 스테판이 비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도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안나의 치명적 유혹에 넘어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 할 수 있는데

안나가 스테판을 진정으로 사랑하거나 한 것 같진 않다.

단지 안나에겐 스테판이 놀잇감(?)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다. 

한 때의 불장난(?)으로 스테판이 치른 대가는 엄청나지만

안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떠나간다. 이런 영화가 주는 교훈은 역시

여자의 묻지마(?) 유혹에 넘어가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난 그런 일조차 없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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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더 로드 (16p 부클릿) - 500장 한정판
존 힐코트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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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는데 온통 회색빛의 암울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아버지(비고 모텐슨)와 아들의 모습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느낌 그대로 영화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사실 책을 읽을 때도 이들 부자의 여정에 동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황폐해진 지구상에 오직 서로만 믿을 수 있는 부자가

바다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인간에 대한 불신은

더 이상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는 요즘 세상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단지 영화 속에선 상황이 극한 상황이다 보니 더 적나라해졌을 뿐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책에서도 그렇든 마지막에 한가닥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 놓는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아들의 존재는 그래도 아직 인류에게 희망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책을 읽을 때는 정말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영상으로 만나니 책의 느낌을 잘 표현해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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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원숭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4 링컨 라임 시리즈 4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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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밀입국자들을 태운 푸저우 드래곤호가 육지에 상륙하기 전에 발각되자

스네이크헤드의 두목 고스트는 폭탄을 터뜨려 배를 침몰시켜 버린다.

간신히 살아남은 일부 밀입국자 가족들이 뉴욕으로 도망가자

고스트는 이들을 없애기 위해 추격을 시작하고 고스트를 잡기 위해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일명 '고스트킬' 수사팀을 꾸리는데...

 

얼마 전에 링컨 라임 시리즈가 아닌 스탠드 얼론인 '악마의 눈물'을 재밌게 읽고

'곤충소년' 이후 한동안 뜸했던 링컨 라임 시리즈를 오랜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이 책에선 중국인 밀입국자들과 이들을 죽이기 위해 쫓는

악랄한 인신매매범 고스트, 그리고 고스트를 잡아 그들을 보호하려는 고스트킬

수사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계속된다.

피해자와 범인이 모두 중국인들이고 작품 전반에 중국 문화가 짙게 깔려 있어

그동안 읽었던 미국 스릴러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서양 작가들이 동양인들을 가끔 등장시키지만 왠지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사람들처럼

어색할 때가 많은데 이 책에선 많은 중국인들이 등장함에도 별 무리없이

깔끔한 내용전개와 실감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물론 미국의 유일한 적수라 할 수 있는 중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다가

아무래도 서양작가인지라 오리엔탈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꽌시 등 이 책에 나오는 중국 관련 내용은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도 연상시켰는데,

자신이 밀입국시켜려던 동족들을 수장시키는 것도 부족해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을

집요하게 추격하는 고스트의 존재는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으면서도

잠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

 

밀입국자들을 향해 점점 좁혀오는 고스트의 압박에도 중국 경찰 소니 리가

링컨 라임과의 예상밖의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오히려 고스트를 궁지에 몰아넣지만

소니 리가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고스트에게 당하고 고스트가 아멜리아 색스에게

성적 관심을 보이면서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고스트의 정체 공개에 이은 연이은 반전으로 좀 싱거운 결말을 보이는가 했지만 

마지막에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만났던 링컨 라임 시리즈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는데 동양적인 분위기도 그렇지만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 커플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고스트를 비롯한

여러 중국인들이 각자의 역할을 십분 발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암튼 링컨 라임 시리즈의 색다른 버전인 듯한 느낌을 준 작품이었는데

다음 작품에선 어떤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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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한의학, 치료로 만나다 - 원효사상으로 어루만지는 이 시대의 아픔
강용원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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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여러 분야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당 분야를 재조명한 책들도 나오고 있다.

이 책은 한의학을 인문학적으로 다시 풀어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원효의 사상이 있었다.

 

저자가 한의사다 보니 한의학에 인문학을 결합한 인문한의학적 치료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현재의 총체적인 난국에 대한 저자 나름의 진단을 제시한다.

부도덕한 매판적 국가권력, 신노예제 사회를 꿈꾸는 자본주의, 영혼을 돈과 권력에 팔아먹는

맹목 종교, 이 셋이 이루는 삼각동맹체제인 속칭 '삼겹살 체제'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고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는데 일견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좀 극단적인 입장인 것 같았다.

안 그래도 보수니 진보니 서로 으르렁거리며 모든 잘못은 서로 탓을 하고 있는 양분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저자도 한쪽에 대한 비난 일변도의 주장을 전개한다.

국가와 자본과 종교가 잘못한 부분들이 당연히 있고 기득권 세력이라 할 수 있으니

그 악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만사가 저자가 말하는 악의 축인

삽겹살 체제 탓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싶다. 뭐든 남탓하기는 쉽지만 

그건 문제에 대한 원인을 발본색원하고 개선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저자의 독한 비판은 스타 저자들도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강신주나 '인생수업'의 법륜스님이 하는

소위 힐링이 제대로 된 힐링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서늘한 이성을 동원한 이들의 치유방법은 진정한 치료가 아님을 주장한다.

뭐 일리가 있는부분도 있지만 이 역시 좀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방식이 제대로 된 치료이자 치유라는 저자의 생각을 뭐라 할 순 없는데

그렇다고 남들이 하는 방식은 다 잘못됐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좀 무리수를 던지는 게 아닌가 싶다. 

병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저자의 방식이 좀 더 환자를 이해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일 수는 있지만

자기만 옳고 남은 틀리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비대칭적 대칭이라는 세계관이나 원효가 설파한 일심, 화쟁, 무애 사상의 원융회통으로

한의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고 생각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서 갈등과 분열이 아닌 진정한 치유가 될런지는 의문이었다.

잘난 척 하는 스타일도 비호감이지만 자기만 옳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도

그리 보기 좋은 건 아니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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