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 한의학, 치료로 만나다 - 원효사상으로 어루만지는 이 시대의 아픔
강용원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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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여러 분야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당 분야를 재조명한 책들도 나오고 있다.

이 책은 한의학을 인문학적으로 다시 풀어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원효의 사상이 있었다.

 

저자가 한의사다 보니 한의학에 인문학을 결합한 인문한의학적 치료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현재의 총체적인 난국에 대한 저자 나름의 진단을 제시한다.

부도덕한 매판적 국가권력, 신노예제 사회를 꿈꾸는 자본주의, 영혼을 돈과 권력에 팔아먹는

맹목 종교, 이 셋이 이루는 삼각동맹체제인 속칭 '삼겹살 체제'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고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는데 일견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좀 극단적인 입장인 것 같았다.

안 그래도 보수니 진보니 서로 으르렁거리며 모든 잘못은 서로 탓을 하고 있는 양분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저자도 한쪽에 대한 비난 일변도의 주장을 전개한다.

국가와 자본과 종교가 잘못한 부분들이 당연히 있고 기득권 세력이라 할 수 있으니

그 악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만사가 저자가 말하는 악의 축인

삽겹살 체제 탓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싶다. 뭐든 남탓하기는 쉽지만 

그건 문제에 대한 원인을 발본색원하고 개선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저자의 독한 비판은 스타 저자들도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강신주나 '인생수업'의 법륜스님이 하는

소위 힐링이 제대로 된 힐링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서늘한 이성을 동원한 이들의 치유방법은 진정한 치료가 아님을 주장한다.

뭐 일리가 있는부분도 있지만 이 역시 좀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방식이 제대로 된 치료이자 치유라는 저자의 생각을 뭐라 할 순 없는데

그렇다고 남들이 하는 방식은 다 잘못됐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좀 무리수를 던지는 게 아닌가 싶다. 

병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저자의 방식이 좀 더 환자를 이해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일 수는 있지만

자기만 옳고 남은 틀리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비대칭적 대칭이라는 세계관이나 원효가 설파한 일심, 화쟁, 무애 사상의 원융회통으로

한의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고 생각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서 갈등과 분열이 아닌 진정한 치유가 될런지는 의문이었다.

잘난 척 하는 스타일도 비호감이지만 자기만 옳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도

그리 보기 좋은 건 아니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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