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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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에밀은 아내 쥘리에트와 함께

시골에 집을 마련해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기대했다.

하지만 어느 날 오후 네 시에 옆집에 사는 의사 베르나르댕이 우리 집을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에밀의 행복한 전원생활은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아멜리 노통브의 이름은 익히 들어봤지만 그녀의 작품을 만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원래 첫 만남이 낯설고 서먹하면서도 약간의 설렘도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멜리 노통브라는 작가의 스타일이 어떤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은퇴해서 조용한 시골에서 편안한 노후생활을 하는 건 모든 직장인들의 꿈일 것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해방되어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은퇴 후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고 특히 우리나라처럼 노후준비가

잘 안 된 곳에선 은퇴는 곧 경제적 궁핍으로 이어져 더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암튼 이 책의 주인공 부부는 선택받은 사람들인지 꿈꾸던 안락한 노후생활을 막 시작하려 하지만

베르나르댕이란 이웃의 의사가 매일 오후 네 시만 되면 찾아와 별 말도 안 하고

여섯 시까지 죽치고 앉아 있다 가기 시작하면서 끔찍한 악몽이 계속된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게 베르나르댕이 오는 게 싫다면 오지 말라고 솔직히 얘길 하면 되고,

그래도 오면 문을 안 열어주면 되고, 문을 부술 정도로 문을 두드리면 경찰에 신고하던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될 것인데 그의 방문이 싫으면서도 계속 참으면서 견뎌낸다는 점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탈출해서 겨우 누리게 된 평화를 산산이 부셔버리는 베르나르댕과

이에 대해 이해 안 되는 대처를 하는 노부부. 그러면서도 나름의 소심한 저항을 계속하면서

베르나르댕의 방문을 저지하려고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깨알같은 재미도 줬다.

베르나르댕 못지 않는 괴상한 그의 아내를 보면 그가 왜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할까

조금은 이해가 갔는데 그의 예상하지 못한 자살시도를 의도치 않게 구해주면서

에밀은 베르나르댕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한다.

 

이웃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얘기는 종종 사회문제화되곤 한다.

특히 층간 소음 문제가 우리나라에선 살인사건으로 비화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책에선 원치 않는 방문을 계속하는 이웃과 이를 억지로 견디는 노부부간의 미묘한 밀당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지해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결국 좀 엉뚱한(?) 결말로 얘기를 마무리하지만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블랙 코메디식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예상했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아멜리 노통브와의 첫 만남은 나름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여러 번 만나봐야 하는 것처럼 그녀의 작품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녀의 다른 작품들과의 만남의 시간도 가져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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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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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 갭에서 앤이라는 여자 아이가 목이 졸리고 이빨이 뽑힌 채 살해되고 난 후  

내털리란 여자 아이가 또 다시 실종되자 시카고의 '데일리 포스트'의 기자 카밀 프리커는  

윈드 갭이 고향이라는 이유로 기사거리를 찾으러 파견된다.

어머니 아도라와 불편한 관계에다 동생인 메리언의 죽음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카밀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 할수록 그녀에겐 고통스런 과거들이 떠오르는데...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 벌어지는 여자 아이들의 연쇄살인사건은 자칫 성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추정하기 싶지만 두 여자 아이 모두 성폭행이나 추행의 흔적이 전혀 없다.  

단지 특이사항이라면 이빨이 거의 다 뽑혔다는 사실이다.

카밀은 죽은 아이들과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어머니 아도라와  

예쁘지만 제멋대로인 이복동생 엠마  

그리고 어릴 적 죽은 동생 메리언의 기억까지 떠올라 고통스러워한다.

자신의 온 몸에 새겨넣은 글자들이 불쑥불쑥 그녀들을 괴롭히는 가운데  

경찰인 리처드와의 로맨스도 싹트지만 그녀는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 대부분 여자라는 특색이 있다.  

주인공인 카밀을 비롯해 카밀의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피해자도 여자 아이들이다.  

남자로서 의미있는 존재는 사건수사를 위해 파견 나온 경찰 리처드와 유력한 용의자인 존,

그리고 의붓아버지 앨런 정도인데 그들의 존재는 여자들의 그림자 같은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에 읽었던 '아웃'과도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관심을 얻으려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 뮌하우젠 증후군과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게 하려고 아이를 아프게 하는 MBP(대리자에 의한 뮌하우젠)를  

소재로 뒤틀린 사랑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누구나 관심과 사랑을 원하지만 그 방법이 자신을 학대하거나 다른 사람을 학대하는 것이라면  

그건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 것이다.  

관심과 사랑은 조건적인 것이 아니어야 하는데 자학 등을 통해 관심이나 사랑을 유발하면  

그러한 조건이 없어지는 순간 관심과 사랑도 사라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뮌하우젠 증후군이나 MBP는 한 번 받은 관심과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될 수밖에 없고 더구나 그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결국엔 이 소설과 같은 끔찍한 비극을 낳고야 만다.  

잘못된 애정의 폐해가 한 가정 뿐만 아니라 사회나 국가를 뒤흔들 경악스런 범죄로 발전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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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5-3 존 코리 시리즈 3
넬슨 드밀 지음, 정경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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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7월 17일 TWA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발하며

탑승객 230명 전원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부는 기계 결함에 의한 단순 사고로 사건을 종결하지만

폭발 직전 비행기를 향해 한 줄기 빛이 다가가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이 무수했기 떄문에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한편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FBI 요원 케이트 메이필드는

연방 대테러 특수 팀 요원인 남편 존 코리와 함께 비행기 사고 5주년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TWA 비행기 폭발사건의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이에 자극받은 존 코리는 혼자서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실제 있었던 TWA 비행기 폭발사건을 소재로 해 흥미진진한 스릴러로 엮어낸 이 작품은

단순히 소설로 치부하기엔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컸다.

TWA 비행기 폭발사건 자체를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이 책의 내용과 같이 공식적인 조사결과와는

달리 미사일에 피격되었다는 정황이 다분해 각종 음모론이 파다했다.

이 책에서도 음모론으로 치부되던 사실을 주인공 존 코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자

숨겨졌던 진실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밀회를 나누던

남녀가 비디오카메라로 야동(?)을 찍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어 그들만 찾으면 결정적인 증거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존 코리는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하지만 이를 눈치 챈 상부의 압력으로

존 코리는 예멘으로 아내 케이트는 탄자니아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정의와 진실을 갈구하는 존 코리를 누구도 막을 수가 없었다.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존 코리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하고 결정적인 증인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녀를 찾아낸 존 코리의 집념도 대단했지만 자신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찍힌 비디오테이프를

용감하게 건네준 질도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진실을 밝히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자들에 의한 방해공작이 계속되고

존 코리는 그들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하필 그 날이 2001년 9월 11일이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여러 가지 사건들이 떠올랐다.

천안함 폭침사건을 비롯해 최근의 세월호 침몰 사건까지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의혹들이 쉽게 해소가 안 되면서

결국 음모론까지 발전해 국론분열을 야기했는데

과연 뭐가 진실인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존 코리처럼 의혹에 대한 진실찾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숨겨진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도대체 뭘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진실이 드러나는 걸 막으려하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베일에 가렸던 실체가 드러나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버린 점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정말 충격적인 사건과 연결시켜 절묘한 결말을 낸 

작가의 사건 엮기 솜씨는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이 책을 통해 존 코리 시리즈는 첨 읽었는데 전형적인 반골 기질이면서도 

나름 유머감각을 간직한 그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마 이 책이 그가 등장하는 세 번째 작품인 것 같은데

그의 과거와 후속 얘기들도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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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와 휴가철로 인해 15권이라는 비교적 우수한 실적을 올렸다.

여름인지라 장르소설도 많이 봤지만 나름 다양한 책들을 읽은 것 같다.

독서의 계절인 9월에도 추석연휴가 있어 선전이 기대가 된다. 


1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습관의 힘-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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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습관을 가졌는지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상한 놈들이 온다- 대중의 죽음, 별★종의 탄생
세스 고딘 지음, 최지아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11,500원 → 10,350원(10%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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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젠 대중이 아닌 별종에 주목하라
지식 e - 시즌 5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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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존의 지식e 시리즈완 사뭇 다른 느낌
돌원숭이-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4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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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국풍으로 무장한 링컨 라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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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우연히', '좋은 친구들', '조',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신의 한 수',

'저지 드레드', '해적', '나쁜 이웃들', '안녕, 헤이즐'까지 총 13편으로

여름 휴가철과 직장 행사 등으로 생각보다 많은 영화를 보았다.

지겨웠던 무더위가 슬슬 물러가는 시점이고 일찍 찾아온 추석연휴까지

9월에도 아마 좋은 실적을 올릴 듯 한데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영화와 만나고 싶다.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행복한 사전
이시이 유야 감독, 오다기리 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5월
9,900원 → 9,900원(0%할인) / 마일리지 10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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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인정신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
다이버전트
닐 버거 감독, 테오 제임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8월
22,000원 → 20,400원(7%할인) / 마일리지 21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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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섯 개의 분파로 나눠진 미래 세계를 다룬 판타지
[블루레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조 루소 외 감독, 스칼렛 요한슨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4년 9월
19,800원 → 19,800원(0%할인) / 마일리지 20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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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는 좀 다르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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