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HD 리마스터링 (2disc)
허진호 감독, 박인환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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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방송국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인 은수(이영애)와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소리채집 여행을 떠난 후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점차 상우가 자신의 일상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럽기 시작한 은수

점점 상우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상우가 부담스러웠던 은수는 결국 상우에게 헤어지자 하고

그리고 상우의 명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상우는 아직 사랑을 몰랐던 것이다. 사랑은 변한다. 아니 사람이 변한다.

 

그래도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상우는 은수를 보러 강릉으로 한걸음에 달려 가고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보고 선 질투심에 차를 열쇠로 그어 버리기까지 하는데...

 

멍하니 밖을 바라보며 있는 상우에게 할머니가 들려주는 명대사

"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게 아니란다."

 

불현듯 상우의 흔적을 발견하고 다시 상우를 찾아가는 은수

할머니 갖다 드리라며 화분을 상우에게 내밀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상우의 팔짱을 끼며 "우리 같이 있을까?" 하지만

이미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는 상우는 팔을 빼며 화분을 돌려주는데 

흐드러진 벚꽃 길에서 상우와 은수의 마지막 이별 장면

상우에게 악수를 청한 후 돌아 선 은수

은수는 미련이 남았는지 뒤돌아 보지만 상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

 

은수와 상우가 맺어지지 못한 것은 사랑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이미 한 번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은수는 사랑을 잃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에

자신의 삶 깊숙히 다가오는 상우를 밀어낸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이 이미 상우에게 길들여졌음을 느끼고

다시 상우를 찾아갔을 때는 상우가 사랑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태였기에

은수를 다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사랑의 감정의 크기나 속도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을 조절하며 맞춰나갈 수 있어야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엔드 크레딧이 오르면서 흘러나오는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영화의 아련한 사랑의 아픔이 절절하게 묻어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노래 가사처럼 그리운 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내 마음속 한구석이 저려옴을 느낀다.

사랑이 변했다는, 아니 내가 변했다는 사실에 약간은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떠올릴 수 있는 아련한 기억이라도 가지고 있음에 그나마 위안을 삼게 만든 영화

 

나의 봄날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봄날의 끝자락을 붙잡고 다시 한번 봄날의 설렘을 느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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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 : 컬러 & 흑백버전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박찬욱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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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녀는 친절(?)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의 완결편인 이 영화는 전작들에 비하면 너무 친절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들이 그토록 복수에 치를 떨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면 금자씨는 왠지 밋밋한 느낌을 준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그 처절한 복수의 악순환과
올드보이에서 복수를 위해 그토록 발버둥쳤던 오대수의 모습에 비하면
금자씨는 너무도 차분하고, 쉽게 복수를 한다.

금자씨와 아이를 유괴당한 가족들의 백선생에 대한 사적인 복수는
백선생을 처치하고 나서 계좌번호를 적어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복수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복수를 통해 그동안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한을 한순간 풀어낼 순
있지만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얻을 수는 없기에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얻기 위해선 역시 용서의 자비가 필요할 듯
물론 원수를 용서하기란 정말 어려운 법이지만...

금자씨의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는 복수 3부작의 완결편답게
전작들에 출연했던 낯익은 배우들이 까메오로 총출동한다는 점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신하균이 금자씨를 제거하러 왔다가 금자씨에게 처절한 응징을 당하고
올드보이에 나왔던 류지태, 강혜정, 윤진서를 비롯

전도사나 제과점 주인 등도 모두 올드보이의 반가운 얼굴들
마치 키에슬롭스키의 삼색시리즈에서 레드의 마지막 장면에

블루, 화이트의 주인공들이 모두 구조되는 장면을 연상시키는듯 했다.

전체적으로 금자씬 복수 3부작의 전작들에 비함 훨씬 부드러워지고 대중적으로 변모했지만

난 금자씨가 친절하지(?) 않았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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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 The Ruby Collection
윌리엄 와일러 감독, 오드리 헵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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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공주(오드리 헵번)는 유럽순방 도중 빡빡한 일정에 지쳐

탈출을 감행하고, 신문기자인 죠(그레고리 펙)가 우연히 그녀를

발견하여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데...

 

로맨틱 무비의 고전으로 오드리 헵번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영화

공주님의 하루 동안의 가출(?)과 신문기자인 죠의 비밀 특종취재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귀여움과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준 앤 공주역의 오드리 헵번은

언제봐도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특히 그녀의 짧은 커트머리는 아무나 소화해내기 어려운

헵번 스타일로 불리며 지금도 유명하다.

 

로마의 관광지들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

스페인 광장에서의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이나

로마 시내를 휘젓고 다닌 헵번의 질주(?)

진실의 입에서의 그레고리 펙의 귀여운(?) 장난

천사의 성에서의 난투극(?) 등

로마의 유명 관광지들을 배경으로 벌이는 이들의 데이트는

그야말로 로마 홍보영화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공주와 신문기자의 하루동안의 로맨스는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것 같다.

첨엔 공주의 탈출을 특종으로 돈을 벌려던 죠가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빠져

그녀를 지켜주는 모습과 그녀와의 공식적인(?) 이별이

보는 이의 맘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더욱 기억에 남는 건

4년 전 이맘 때쯤 로마 여행 중에  

마침 그레고리 펙이 사망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동하는 중간에 버스에서 이 영화를 틀어줘

'로마의 휴일'의 명장면들을 즉석에서 바로 확인하고

헵번의 흔적을 발견했던 즐거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언젠가 다시 로마를 갈 기회가 생겨

꼭 로마의 휴일을 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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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 스트리트 살인
아서 코넌 도일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정태원 옮김 / 단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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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200년이 훌쩍 넘어섰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그를 은퇴시키지 않고 계속 활동하게 만드는 건 그를 세상에 내놓은

코넌 도일이 아닌 그의 팬들을 자청하는 셜로키언들이다.

'베이커가의 셜록 홈즈'처럼 아예 셜록 홈즈를 실존 인물처럼 다루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홈즈를 주인공으로 후배 작가들이 내놓은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같은 여러 작품은 물론

심지어 국내 작가가 내놓은 '홈즈가 보낸 편지'까지

그동안 숱한 셜록 홈즈의 패스티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도 역시 영미권의 최고 미스터리 작가 11명이 모여 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11편의 단편을 선보이는데 명탐정의 표본인 셜록 홈즈를

작가들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요리한 색다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11편의 작품에서 셜록 홈즈는 여전히 그의 단짝 왓슨과 함께

전성기 못지 않는 사건 해결능력을 발휘한다.

사실 11명의 작가 중에 내가 아는 작가가 없어서 그런지 솔직히 작가 명성에 따른

작품의 재미가 배가 되진 않았지만 작품마다 뭔가 좀 다른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기존에 만났던 패스티시 작품들에 비하면 약간 가벼운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나름의 아기자기한 재미는 있었다. 셜록 홈즈의 숙적 모리아티를 은연 중에 등장시킨

'피 묻지 않은 양말  사건', 유일하게 왓슨이나 홈즈가 아닌 제3자가 화자인 '홈스를 태운 마차' 등

독특한 개성이 담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홈즈가 등장하는 총 60편의 원전과는 아무래도 느낌이 달랐다.

홈즈와 왓슨이라는 두 캐릭터를 가지고 후배 작가들이 새롭게 탄생시킨 얘기들은

원작자의 작품들과는 달리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 없진 않았는데, 역시 부모가 자식을 가장 알듯이

아무리 다른 사람이 남의 자식을 예뻐해도 친부모만큼은 못하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마 애거서 크리스티가 자신의 귀여운(?) 포와로를 다른 작가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스스로 그를 죽게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코넌 도일도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를 없애려고 했으나

독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를 부활시켰으니 홈즈가 아직까지 생존하고 있는 게

결국 그를 사랑한 독자들의 힘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11편의 단편 외에도 코넌 도일이 직접 셜록 홈즈에 대해 쓴 에세이를 비롯한

3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어 더욱 뜻깊었다. 코넌 도일에게 셜록 홈즈는 자신의 이름을 길이길이 남게

만들어준 캐릭터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능력이 셜록 홈즈에 묻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탄생시킨 주인공은 문학 역사상 그 어떤 캐릭터보다 유명세와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기에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에 대한 감정은 어찌 보면 배부른 질투심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도 여러 고유명사가 등재되어 있고 여러 작품이 단어 사용례로 인용되고

있으니 셜록 홈즈의 영향력은 과히 엄청나다 할 수 있었다.

마침 셜록 홈즈의 캐릭터 저작권까지 만료된 상황이라

아마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탐정 셜록 홈즈의 현역 활동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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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법칙 - 개정완역판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2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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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늘 인간이 가지길 원하지만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이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정치권력은 물론 모든 인간관계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지배 하에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의 힘을 제대로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수의 사람들만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깨달아 권력 게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다른 사람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지만 이런 경지에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기에

보통 사람들이 권력의 법칙을 알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로버트 그린의 이 책은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지배하는 48가지의 법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권력의 법칙 48가지를 권력의 원천, 권력 획득의 법칙,

권력유지의 법칙, 권력행사의 법칙으로 나눠 소개한다.

각 법칙마다 역사 속에서 법칙을 준수한 사례와 위반한 사례를 들면서

권력의 열쇠와 법칙을 뒤집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엄청난 양의 흥미로운 사례들이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먼저 권력의 원천으로 자신을 재창조하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며,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고, 이미지와 상징을 앞세우고,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키도록 조언한다.

권력이라는 게 자신의 본질이 아닌 외양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평판을 잘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권력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루머와 신비화 전략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자비나 의리가 아닌 이익에 호소하는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며,

신앙심을 이용해 추종자를 창출하는 메시아 전략이나 별다른 노력 없이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자신의 능력을 포장하고 사람들의 환상을 이용하는 등 갖가지 술수가 동원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을 포장하고 마음을 얻는 방법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 상대보다 멍청하게 보이는 의심 회피 전략이

다른 법칙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권력은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사람의 주목과 관심을 받는 동시에 질투와 모략의 대상도 되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사람들을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고 적은 완전히 박살내며,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란 평판을 쌓아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교란시키고 너무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지 말아서

질투심을 원천봉쇄하는 등 권력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적절한 수위와 방법을 지킬 필요가 있었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휘두르다간 자신이 휘두른 칼에

언젠가 자신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를 드러내지 말고, 최소한의 말만 하며,

더러운 일은 직접 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을 유혹하는 등

권력을 적절하게 행사하는 방법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해박한 사례 나열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48가지 권력의 법칙을 만들어낸 것도 보통의 능력이 아니지만 각각의 법칙에 맞는 사례들을

동서양과 고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제시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통 서양의 지식인들이 동양의 고전이나 인물들을 인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로버트 그린은 자유자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니 그의 능력은 왠만한 사람이

감히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았다.

책에서 제시된 48가지의 법칙을 실제 다 익혀서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권력이라는 미묘한 실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여러 사례와 인용된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는 느낌이 들었는데

로버트 그린을 현대의 마키아벨리라 칭하는 이유를 충분히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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