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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착각 ㅣ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5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9월
평점 :
인간의 생각에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다양한 책들을 통해 많이 접해왔다.
예전에 읽었던 '스마트한 생각들'이란 책에서도 제목과는 다르게 스마트하지 못한
생각의 오류에 관한 52가지의 법칙을 설명했는데, 전에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라는 책을 통해
영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했던 강준만 교수의 이 책 또한
생각과 착각에 관한 50가지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가득 담고 있었다.
총 10장에 걸쳐 생각과 착각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여러 책과 논문들을 정리해내는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용의 상당 부분은 다른 책들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내용임에도 이 책을 읽으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먼저 지식, 능력, 시간이라는 3대 제약으로 인해 인간이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다는 사실은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통해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명확히 할 수 있었고,
디폴트 규칙은 얼마 전에 읽었던 '습관의 경제학'에서도 인간의 부주의와 타성에 대한 유효한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었다.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은 인지적 종결 욕구가 강한데 불확실성 회피 성향과
연결되었고, 자신은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는데 남은 잘못 보고 있다는 편견은
소박실재론으로 설명할 수 있었는데 이는 심리학에서 인지적 편향의 이론적 근거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한 연고 중심의 패거리 만들기와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은 최소집단 패러다임으로,
명문대는 물론 명문고까지 '과잠'을 맞춰 입으며 과시하려는 경향은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인간의 다양한 행동을 해석해주는 풍부한 이론의 보고라 할 수 있었다.
보통 이런 책들은 여러 이론들을 나열하기 때문에 난해해서 금방 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적절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다른 인문학 서적들과는 달리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은 강준만 교수의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었는데
미주에 실린 수많은 책과 논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여러 책의 핵심 내용을 한꺼번에 읽는 효과도
있었다. 이런 책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강준만 교수의 능력과 부지런함에 감탄과 부러움을
느꼈는데 50가지 이론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