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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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을 변호해주는 형사 전문 변호사 미키 할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사장인 윌리엄스로부터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어 온 아동살해범 제이슨 제섭사건의 특별검사직을 제안받는다. 

20년 이상 복역 중이던 제이슨 제섭이 꾸준히 무죄를 주장하며 사법투쟁을 벌여온 결과

피해자인 아동의 원피스에서 발견된 정액의 유전자가 제섭의 것이 아닌

피해 아동의 양아버지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 것인데

항상 범인들의 변호만 맡던 미키 할러가 특별검사직을 수락하면서

제섭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야할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차석검사로 전처인 매기 맥퍼슨을, 담당 수사관으로 이복형인 해리 보슈를 기용해 진용을 갖춘

미키 할러는 로이스를 변호사로 선임한 제섭에 대한 보석심리에서 보석금도 없이 그를 풀어주는데...

 

미키 할러가 주연으로 활약한 작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탄환의 심판'

아무래도 주인공이 변호사이다 보니 모두 법정스릴러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법정스릴러로 돌아왔다.

전작인 '탄환의 심판'에서도 이복형제인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는데, 

전작의 탄력을 이어나가 이번에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무죄로 나오려는 아동살해범과 맞서게 된다.

미국의 법정스릴러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배심원제도가 과연 좋은 제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국민참여재판이란 이름으로 배심원제도를 일부 도입해 운영하곤 있지만

이 책에서 제섭의 재심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을 보면 진실과 정의보단 

누가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배심원 선정부터 시작해서 양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들을 배심원으로 선정하려고

혈안이 되고 증거나 법적 판단보다는 배심원의 감정에 호소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책에서 제섭을 유죄로 만들었던 증거가 아닌 피해 아동 옷에 묻은 정액의 주인이

다른 사람이었다는 이유로 재심절차가 개시되지만 마치 처음 재판을 하는 것처럼

과거 재판결과를 철저하게 배심원들에게 노출되지 않게 백지상태로 판단을 받게 하는데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한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너무 말장난에 의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언론플레이로 이미 무죄인양 구는 제섭이 유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공판 전략이 필요했다. 관련 증인들이 사망하는 등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제섭이 동생을 납치하는 걸 목격했고 제섭을 범인으로 지목했던 피해자의 언니 사라 랜디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끔찍한 일을 겪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마약과 섹스 등으로

방황했던 그녀의 증언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피고인측 변호사의 발악이 장난이 아니었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서 위증교사와 증거조작도 서슴지않는 작태가 정말 꼴불견이었는데

미리 해리 보슈가 손을 써 상황이 급변하자 자기 꾀에 넘어가 망연자실한 모습이 통쾌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증거 중에 일부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재심을 받는 건 그렇다고 해도

아동살해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흉악범을 사회에 그냥 방치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해리 보슈가 제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도록 감시팀을 붙이지만 결국 나중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게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나 미키 할러 시리즈나 모두 만족스럽지만

이번 작품은 예상 외로 특별한 반전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제섭의 범행과 관련해 레이철 월링까지 등장시켜 잔뜩 분위기는 잡았지만

마지막까지 화끈한(?) 한 방이 터지지 않고 좀 미적지근하게 끝을 맺는 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늘 반가운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 형제들을 만나서 반가웠는데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도 어서 빨리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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