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의 심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6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총격사건을 당한 후 휴식기를 가지던 미키 할러는 동료 변호사였던 제리 빈센트가 살해되자

그가 맡고 있던 사건들을 대신 맡게 된다.

미키 할러가 맡게 된 사건 중에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제작사 대표인

월터 엘리엇이 자신의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한 사건도 포함되어 있는데

엄청난 수임료에 즐거운 것도 잠시 미키 할러는

빈센트의 살인사건을 맡은 해리 보슈와 얽히게 되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통해 만난 미키 할러의 두 번째 주연 작품인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의 또 다른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해리 보슈까지 나란히 등장하여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물론 미키 할러가 주연이라 해리 보슈는 왠지 조연처럼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특별한 인연의 두 사람이 직접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마이클 코넬리의 팬이라면 충분히 남다른 감회에 젖게 될 것 같다.

 

이 책에선 주로 월터 엘리엇에 대한 재판절차를 다루면서

관련 사건인 제리 빈센트 살인사건의 수사진행상황을 보여주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서도 미국 형사절차를 흥미롭게 그려냈지만

이 책에서는 특히 배심원의 선정절차부터

배심원들에 대한 묘한 심리전이 부각되어 배심원제도의 묘미를 맛볼 수 있었다.

우리도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배심원들의 결정이 구속력이 없는 상태인데

만약 미국처럼 배심원들이 유무죄 판단을 한다면

누가 배심원으로 선정될 것인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스타일의 배심원을 심어놓기 위해 검사와 변호사가 안간힘을 다하는데

심지어 배심원의 성향을 판단하는 컨설턴트까지 등장하니

과연 저런 식으로 진실을 밝혀내고 정의로운 재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O.J. 심슨처럼 법정 분위기에 따라 황당하게 무죄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과 이 책에서처럼 배심원 조작 가능성을 생각하면 배심원제도가 반드시 사법제도 개선책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시인'처럼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한다.

경찰도, 변호사도, 증인도, 피해자도 거짓말을 하는, 재판은 거짓말 경연장이라고 하는데

그런 재판에서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가려내는 게

재판의 핵심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나름 고수라 자부하는 미키 할러도 거짓말에 완전히 속는데

워낙 거짓말을 하는 인간들이 많다 보니 아무도 못 믿게 되는 난감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작품 속에서도 미키 할러는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 월터 엘리엇을 법정에선 거의 구해낼 뻔하지만

법보다 빠른 총알 평결은 결코 피해내지 못했다.

흔히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해서 총알이 정의를 실현하게 되는 서글픈 현실가 마주하게 된다.

 

법정에서의 공방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더니

마지막에 거의 폭풍이 몰아치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진도가 나가 거의 혼이 빠질 지경이었다.

전혀 뜻밖의 범인이 등장해 좀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깔끔한 결말을 선보여서 속이 시원했다. 

이 책엔 두 명의 주연급 출연자 외에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처럼

잭 매커보이가 카메오 출연을 해서 반가웠는데

정말 특별한 사연으로 얽힌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가 악의 무리들에 맞서

힘을 합해 싸우는 멋진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왕이면 최근에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처럼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는 물론 잭 매커보이 등

마이클 코넬리의 아바타들이 총출동하는 종합선물세트가 나오면

더욱 흥미진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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