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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리스트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제프리 디버 하면 '본 컬렉터'를 시작으로 하는 링컨 라임 시리즈가 바로 연상되지만
스탠드 얼론 중에도 뛰어난 작품이 적지 않다.
스탠드 얼론 중에 직접 읽어 본 작품은 '악마의 눈물'밖에 없지만
여러 작품들이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최신작에 속하는 작품으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시간적으로 역순으로 얘기가 전개된다는 점에 특색이 있었다.
책을 펼치면 쇠렌 키에르케고르의 '인생은 뒤돌아볼 때만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앞으로 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책의 설정과 딱 맞는 문구가 등장하고
다음으로 황당하게도 옮긴이의 후기가 바로 나와서 오른쪽부터 읽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책처럼 왼쪽으로 책장을 넘기니 챕터 36.으로 시작하는 걸로 봐서 오른쪽으로 시작하니
목차도 나오고 서문에 이어 챕터 1.이 나와서 편집이 좀 다른 책인가 했더니
중앙 하단의 쪽수 표시가 359로 되어 있어 왼쪽으로 넘기는 일반적인 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어디로 읽어야 할지 헷갈려서 헤메다가 겨우 본 궤도에 진입하니
가브리엘라 라는 여자 주인공의 딸 세라가 조셉이란 남자에 의해 납치당한 상황에서
대니얼과 앤드류 라는 남자가 조셉과 협상을 하러 간 상태였다.
정체불명의 옥토버리스트가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어 납치범이 이를 세라와의 교환 조건으로 내건
상태였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이다 보니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자꾸 앞의 얘기를 뒤돌아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과거를 향해 시간이동을 할수록 가브리엘라의 딸 세라를 납치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유괴범 조셉이
요구한 돈 40만 달러와 옥토버리스트를 구하기 위한 가브리엘라와 대니얼이 분투가 그려진다.
한편으론 썸을 타는 듯 묘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도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는데
아슬아슬한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밀당(?)을 하는 벌이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알고 보니 너무 황당했다.
옥토버리스트 라는 것도 뭔가 엄청난 음모와 비밀이 담겨 있을 것 같은 냄새만 잔뜩 풍겼는데
그 실체가 뭔지 알기 위한 과거로의 여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실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브리엘라와 대니얼이 처음 만나는 단계에서 한 번 놀라고 그 이전의 단계로 가서 또 놀라고
말 그대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폭풍이 휘몰아치는데 시간을 역행하는 스릴러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마치 영화 '메멘토'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드러났던 것처럼 베일 속에 가려졌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의 짜릿한 쾌감이 일품이었던 작품인데
시간 순서대로 오른쪽부터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링컨 라임 시리즈에서 과학수사의 진수를 보여줬던 제프리 디버의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가 어떤 형태의 스릴러도 능수능란하게 요리할 수 있는 작가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읽다가 중단했던 링컨 라임 시리즈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자극을 충분히 주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