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자 매드 픽션 클럽
카린 포숨 지음, 최필원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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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편 유모차에 둔 아기가 피로 범벅이 된 모습을 보고 경악한 부부는

급히 아기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자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누가 이런 끔찍한 장난을 친 건지 수사를 시작하지만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는 가운데

또다시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에게 신문에 부고를 싫는 장난이 계속되는데... 

 

'야간 시력'이란 작품을 통해 또 한 명의 북유럽 스릴러의 강자임을 확인했던 카린 포숨의 이 책은

'야간 시력'처럼 범인이 누군인지 보여주면서 수사관과 범인의 입장을 번갈아가면서 얘기를 들려준다.

범인이 누구인지 숨긴 채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해나가는 작품들과는 달리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상태라 과연 범인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지는데

상당히 악의적인 장난을 저지르는 소년의 모습을 보기가 좀 거북했다.

왠지 얼마 전에 읽은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범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는데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도가 넘는 행동들을 계속한다.

범죄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약한 것 같으면서도 당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끔찍한 고통을 안겨 주는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세상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장난으로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17세 소년 요뉘가 저지르는 악행은

짓궂은 수준을 한참 넘어서 당사자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남이 자기한테 그런 짓을 하면 어떨까 하는 역지사지의 생각을 조금만이라도 하면 결코 그런 짓을

쉽게 할 수 없겠지만 요뉘도 나름대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에 납득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보통 끔찍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간들을 보면

그들의 가정환경이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부모에게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하다 보니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서

남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는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게 된다.

이 책 속의 요뉘도 한 번 끔찍한 장난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제지를 당하지 않자

점점 대범해져서 사람들이 경악할 만한 수위까지 도달하게 되고

결국 수습이 불가능한 범죄에까지 이르고 만다.

마지막의 결말은 또 한 번의 반전을 선사하는데 인과응보라 하기엔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카린 포숨의 작품은 이제 두 편을 읽었는데 다른 작품들과는

뭔가 다른 색다른 느낌의 스릴러를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요 네스뵈를 비롯해 여러 작가들과 언론들이 왜 그녀를 북유럽 스릴러의 여왕이라 칭하는지

이제 어느 정도 확인이 되었는데 앞으로도 그녀의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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