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 우리 시대를 읽기 위한 최소한의 인문 배경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인문학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인문학이란 범위에 들어가는 책들을 혼자서 찾아보며 지식을 쌓기엔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기에 섣불리 시도하기도 어렵고, 시작을 해도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나름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철학, 과학, 사회학 등

인문학의 주류를 이루는 학문 관련한 서적들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대부분 내용이 어렵고 잘 와닿지 않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으며 책을 덮고 나면 기억에

남는 내용도 드물어 감히 인문학 서적을 손에 들 엄두를 못내는 현실인지라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학 서적이 있으면 늘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범주에 포함된다 할 수 있었다.

1권이 이미 출간되어 1권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어도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각 장이 독립된 형식이라 반드시 1권을 읽은 다음에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2권에서는 '모네 이전의 회화', '문학과 문예사조', '과학의 독립사', '사회이론의 대가들',

'미학의 역사와 대중문화'의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사회학이나 미학의 역사를 정리한

부분은 좀 생소하면서도 잘 몰랐던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먼저 1권에서 아마 모네 이후의 회화의 역사를 다룬 관계로 모네 이전의 회화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하는데, '세계 미술사의 재발견' 같은 미술 관련 책들을 나름 보다 보니 낯선 내용은 아니었다

(마네를 기준으로 시대 구분을 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인상파부터 시작하는 현대미술 이전을 간단하게 정리한 이후

문학의 역사를 만나게 되는데 내가 즐겨 읽는 소설들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서양문화의 원류라 할 수 있는 헬레니즘은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담겨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그리스 로마신화가 유래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단테의 '신곡' 이란 걸출한 작품이 등장한 이후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고전주의, 계몽주의, 낭만주의,

자연주의, 상징주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시대를 풍미했던 문학사조들의

대표작가와 작품, 특징을 간단하게 알 수 있었는데, 내가 아는 작가들, 읽은 작품들을 만날 때마다

더욱 반가웠고 그 작품들의 의미를 다시 되새김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보르헤스의 '픽션들'과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등 중남미 소설들을 다룬 부분이

서양에 치우친 문학사를 조금은 보완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의 역사는 한 마디로 종교와의 처절한 투쟁의 역사가 아닐까 싶다.

여전히 종교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인데,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에는

종교의 교리에 어긋나는 과학적 사실들은 함부로 입에 담지도 못했다.

지구가 둥글고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사실은 고대시대에 이미 등장한 이론이었음에도

아리스토텔레스와 종교가 결합한 천동설이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진 이후로는

이에 대해 쉽게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코페르니쿠스가 다시 지동설이 꺼내든 이후 케플러, 갈릴레이를 거쳐서

겨우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과학계는 뉴턴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만

다윈이 진화론을 내놓으면서 다시 종교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종교계가 아무리 진화론을 깎아내려고 발버둥을 쳐도 진화의 증거는 계속 나오고 있으니

한심한 작태는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학은 최근에야 주목을 받게 된 분야로 현대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론들이 속속 등장했는데,

전에 읽었던 '세계명저 사회학30선'에 실렸던 학자들과 책들이 상당수 실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미학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는데 철학 등 인접 학문과

유사하면서도 내용이 결코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미학이 뭔지 조금이나마 제대로 접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인문학의 여러 분야의 역사를 핵심만 정리하고 있어

개략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학교에서 배웠거나 책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내용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역시나 기본지식이 제대로 없는 상태에선 책을 읽어도 잘 이해가 안 되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음을 절감했다.

나름대로 방대한 분야를 깔끔하게 정리한 느낌의 책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술이나 문학 등이 모두 서양 위주의 역사로 치우친 점이었다.

그래도 인문학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알찬 내용을 담고 있어

종종 읽다 보면 인문학과도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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