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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공식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많은 책들이 발간되어 그나마 당시의
생활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문헌들이 있다 보니 조선시대의 다양한 분야를 다룬 책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책은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과연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저자인 정명섭 작가는 한국 추리문학계에서 상당한 위상이 있는 사람인 걸로 아는데 아쉽게도
'클리셰: 확장자들'이란 책 중에 단편 한 작품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확인해 보니 오래 전에 최혁곤
작가와 함께 쓴 '조선의 명탐정들'이란 책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조금 초점이 다르긴 하지만 조선
시대에 실제 있었던 범죄와 그 해결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었다.
이 책에선 총 5부로 나눠 조선시대 범죄와 수사에 관련된 실제 사례들을 소개한다. 먼저 세계 최초의
사복 경찰이라고 명명한 포도청 포교들의 활약상을 다룬다. 매부마다 '시작하는 이야기'로 소설
형식의 흥미로운 얘기를 먼저 소개한 후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는데, 세계 최초의 근대적 경찰
조직이 영국 런던의 '스코틀랜드 야드'로 우리에게 친숙한 '셜록 홈스' 시리즈의 조연(?) 레스트
레이드 경감도 이곳 출신으로 나온다. 포도청이 상설화된 게 조선 성종시대(1474년)이니 세계
최초라는 게 과장된 것만은 아니었다. 포교들이 현대의 형사들처럼 활동을 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 변복을 하고 은어를 사용하여 잠복수사를 하는 등 그 당시로서는 나름
과학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두 번재론 과학수사의 핵심 인력인 오작인인데 요즘으로 치면 검시를
담당했다. 조선의 법의학교과서라 할 수 있는 '신주무원록'을 바탕으로 나름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부검을 하지 못하고 증인의 진술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다음으론 조선의 중앙수사부라 할 수 있는 의금부가 다룬 사건들을 소개하는데 주로 역모와 강상죄를
처리했다. 권력과 직접 관련된 사건들을 다루다 보니 반대 세력을 역모로 몰아 처형하는 데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4, 5부에선 범죄 도시 한양에서 벌어졌던 각종 범죄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건들을
소개하는데 조선 후기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한양으로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자연스레 범죄도
증가했다. 범죄가 만연해지다 보니 범죄로 살아가는 무리들도 늘어났는데 건달인 무뢰배, 요즘의
변호사라 할 수 있는 외지부, 기생의 뒤를 봐주는 조방꾼, 노비를 잡는 추노객 등이 있었다. 특히
과거시험과 관련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선접꾼, 답안 내용을 대신 만드는 거벽, 답안지를 실제
쓰는 사수까지 등장해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조선시대의 범죄와 수사, 재판에 대해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잘 몰랐던 조선의 어두운 단면을 실감나게 보여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