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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 일제강점기에서 전쟁까지,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박영택 지음 / 심통 / 2026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미술 관련 서적들을 읽어봤지만 대부분 서양 미술 관련한 책들이 많았고 우리 미술을
다룬 책들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좀 아쉬웠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 중 '한국미술 : 19세기부터 현대까지', '방구석 미술관 2' 정도가 우리 근현대미술을 다룬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서 전쟁 이후까지 한국 근대미술 40명의 대표 작품 40점을 소개하고 있어 우리 근대미술을
제대로 정리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최초의 시사만화라는 이도영의 '배우창곡도'로 포문을 열어 처음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부터 다른
책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확인해 보니 이도영은 OCI미술관 전시 등에서 작품을 본 적이
있었다. 다음 작품도 작자미상인 '추월색' 딱지본 표지화로 한국 근대미술의 첫 장을 여는 작품이라
평가하고, 식민지 조선의 모던 걸과 모던 보이를 풍자한 안석주의 만문만화 '가상소견'으로 이어져
첫 세 작품이 일반 회화가 아닌 파격을 선보였다. 네 번째 작품에 와서야 김종태의 '노란 저고리'가
등장하는데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현대미술1' 전시에서 봤던 작품
이었다. 예상 외로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고희동은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상범, 도상봉이
차례로 등장하지만 소개하는 작품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품들이었다. 그나마 나름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을 열심히 다닌 덕분에 완전히 생소한 작가들은 김중현, 최재덕, 손동진,
이해문 등 몇 명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작가들을 많이 다루다 보니 친일 행위를 했던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특히 김인승, 김경승 형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해방 후에도
미술계에서 큰 활약을 하며 평생 호의호식하고 살았으니 이중섭 등 비참한 삶을 살다 간 인물들과
너무 비교가 되었다. 책 제목으로 볼 때 당연히 화가들만 등장할 줄 알았지만 김복진, 김종영 등
조각가와 이해문, 한영수의 사진작가들도 포함해 나름의 구색을 갖추었다. 그동안 여자인 줄만
알았던 권옥연 작가가 남자란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이중섭의 '통영 들소' 등 내가 예상했던 작가들의
대표작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작가들도
있겠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총망라하여 그들의
삶과 대표작을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근대미술을 이 책 한 권으로 정리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