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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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등을 종종 만나곤 했다. 그동안 봤던 작품들을 확인해 보니 

'범인에게 고한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구원의 날', '완전 무죄' 등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작품들과 만났음을 알게 되어 조금은 의외였는데 그만큼 유괴가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의 단골소재임을 새삼 실감했다. 이 책도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의 작품이라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그동안 봤던 유괴를 소재로 하는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아동 동시 유괴사건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다룬다.


먼저 1991년에 발생했던 사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데 유괴사건을 직접 담당한 형사가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실감나는 전개를 보여준다. 가나가와 현에서 연이어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하고 손자인

료가 유괴되었다고 신고한 두 번째 사건에서 범인의 요구에 따라 몸값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범인과 경찰 사이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몸값을 가지고

가는 할아버지를 이리저리로 이동시킨 끝에 몸값이 든 가방을 공원 전망대에 두고 가게 했지만 수상한

자가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달아나는 걸 경찰이 놓친 이후 가방은 황당하게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하고 파출소에 가져다주면서 범인과 경찰의 밀당은 끝이 난다. 이후 범인에게서 별다른 연락이

없어 시간만 가다가 3년이 훌쩍 지나 료가 조부모의 집으로 무사히 귀가하지만 그동안에 있었던 일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끝난다. 30년이 지나 사건 담당 형사가 죽고 남긴 기록을

토대로 담당 취재 기자였던 몬덴이 다시 유괴 사건의 진실을 파고드는데 성인이 된 료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고 조금씩 밝혀지는 유괴사건의 진실과 유괴사건 이후 료의 행적을 보면 결과적으로 유괴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는 게 맞는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요즘은 워낙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부모 같지 않은 부모들이 많다 보니 차라리 좋은 사람들에게 입양을 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책의

사건이 바로 그런 쉽지 않은 문제를 정말 촘촘하게 엮어낸 얘기로 잘 풀어낸 것 같다. 유괴된 소년 료가

겪은 '공백의 3년'에 숨겨진 진실이 존재의 의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되었음을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로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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