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 빛은 한반도로부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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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일본편은 10년 전에 3권인 '교토의 역사'편을 먼저 읽었다.

그 당시 일본편 1, 2권도 미니북으로 줘서 따로 1, 2권을 읽을 생각을 안 하다가 작년에 일본 오사카

일대를 여행하면서 2권에서 다루는 '나라' 부분은 읽어봤다. 사실 미니북은 한 손에 들어올 정도의

사이즈라 가독성이 극히 떨어져 제대로 보기 힘들었는데 회사 도서실에 있는 4권 '교토의 명소'편을(나중에 4, 5권으로 분권되었다) 발견해서 올 봄에 읽게 되었다. 언제 다시 일본여행을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 2권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 회사 도서실에서 먼저 1권을 빌려왔다.


1권은 규슈 지역을 다루는데 한국인이 많이 가는 후쿠오카가 있는 지역으로 한국에서 그만큼 가깝기

때문에 우리와 문화적 교류가 가장 먼저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서문에서 일본 답사기를

시작하는 작가의 소회를 밝히고 있는데 일본은 고대사 컴플렉스로 역사 왜국을 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로 일본 문화를 무시해서 한일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금은 우리와 일본이

엄연히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삼국시대는 가야와 일본까지 포함해 사실상 오국시대였다는 신선한

시각을 보여준다. 북부 규슈부터 시작해 남부 규슈까지 한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을 답사하는데

2300년 전 한반도에서 벼농사와 청동기문화가 일본 열도로 들어오면서 문명의 서광이 비추었다.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일본에 여러 영향을 미쳤다는 건 기정사실이지만 오늘날의 일본인이 일본 

원주민과 한반도 도래인의 반복적인 혼혈 과정의 산물임이 DNA 데이터 분석 결과 확인되었고 이젠

일본에서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부록에서도 다뤄졌던

내용인데, 한국어와 일본어가 지금 정도 차이가 나려면 4천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제러드

다아이몬드는 현재 한국어는 신라어가 이어진 것이고 일본어는 (고조선 계통의) 고구려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암튼 초반부터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은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현해탄'이 일본에는

없는 말로 '현계탄'이란 말만 있다고 한다. 백제 무령왕이 일본에서 태어났고 일본 천황이 무령왕의

혈통(간무 천황의 생모가 무령왕의 자손)이라는 점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한자를 잘못 읽은 것으로 '현산어보'가 맞고, 임진왜란대 잡혀갔던 도공들이 일본에선 나름 대접받으며

도자기를 발달시켜 일본 도자기를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은 것에 비해 조선은 도공들을 천대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던 점은 우리에게 뼈아픈 사실이었다. 결국 일본에 우리로부터 비롯된 것들이 적지

않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소중한 가치로 발전시켜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고 우리가

이를 비하하는 건 속 좁은 태도에 불과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탐 크루주가 주연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실제 주인공 사이고 다카모리가 정한론을 주장한 일본이었다는 등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록으로 일본의 풍토과 고대사

이야기, 답사 일정표와 안내지도까지 수록하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는데 언젠가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을

직접 답사할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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