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좋다 여행이 좋다 - 위대한 소설의 무대로 떠나는 세계여행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이정아 옮김 / 올댓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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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테마는 정말 다양할 수 있는데 이 책과 같이 문학을 테마로 하는 여행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

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문학 여행도 크게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과 작가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선 세계의 대표적인

소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둘러보는 여행이라 전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었다.


총 25편의 배경이 된 세계 곳곳을 차례로 여행을 떠나는데 먼저 출발은 파리에서 시작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 영예의 첫 번째 주인공인데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기본 줄거리는

대부분 알지만 이 작품 역시 완역본이 5권 짜리인지라 제대로 읽은 사람은 드물 것 같다(물론 나도 

축약본만 읽어봤다). 파리야 늘 최고의 관광지를 다투는 곳이지만 혁명기의 파리를 다룬 이 책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하수구 박물관을 방문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물론 파리의 무수한 미술관을

두고 여기를 가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 다음 방문지는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이 많지만 역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다룬다. 명성은 익히 알지만 아직 안 읽은(아마

쉽게 못 읽을) 작품이라 확 와닿진 않았다. 역시 대표적 관광 국가인 이탈리아로 넘어가는데 영화로

봤던 '전망 좋은 방'의 피렌체와 나폴리를 방문한다. 얼마 전에 피렌체의 역사를 다룬 '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를 봐서 그런지 피렌체는 더 가고 싶어졌다. 독일, 노르웨이와 관련된 작가와 작품은

생소해서 그냥 묵묵히 따라갔고 다음 방문지는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의 무대인

샹트페테르부르크였다. 지금은 푸틴의 나라여서 혐오 국가가 되었지만 샹트페테르부르크는 꼭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갈지자 행보는 계속되는데 다음 코스는 스페인이었다.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배경인 과다라마 산맥과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활약한 라만차였는데 전자는 영화에서

잉그리드 버그먼의 인상적인 단발머리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스위스를 거쳐 유럽의 마지막 나라로 

영국을 향하는데 바스(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 '설득'), 런던(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요크셔 

황무지(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를 둘러본다.


유럽 여기저기를 누비다가 이젠 이동거리가 훨씬 늘어난다. 아프리카의 이집트, 남아공, 아시아의 인도, 

베트남, 아프가니스탄를 다루는데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정도만 제목을 알고 나머지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여행도 역시 좀 어색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대륙 안배 자체 차원의

호주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는데 미국 뉴욕은 '호밀밭의 파수꾼'의 무대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이 활약한 미시시피강, '앵무새 죽이기'의 먼로빌 등 미국에서 네 곳을 소화한다. 남미에선

콜롬비아와 칠레가 선택을 받았는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콜롬비아,

마지막 작품인 '영혼의 집'이 칠레를 배경으로 했다. 문학이 시대와 장소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각 배경 지역의 일러스트가 수록된 점도 특색이라 할 수 있었다. 

일러스트도 인상적이었지만 실제 사진을 수록했다면 좀 더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책에 소개된 여러 곳들로 문학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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