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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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의 작품은 어릴 때 교과서 등에서 만났던 '마지막 수업'과 '별'의 기억이 남아 있는데 그 

외의 작품들에 대해선 그다지 아는 바가 없다. 얼마 전까지 알퐁스 도데의 책을 예전에 읽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남아 있어 찾아 보니 알퐁스 도데가 아닌 O.헨리의 'O.헨리 단편 콘서트'여서 조금 민망했는데

어떻게 보면 알퐁스 도데의 작품과 O.헨리의 작품 스타일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도 볼 수 있다(아마

'마지막 수업'과 '마지막 잎새'가 헷갈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선 프로방스의 색채를 담은 단편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전에 읽었던 '프로방스에서 죽다1'에서 미술계의 슈퍼스타 마티스, 피카소, 샤갈의

프로방스에서의 말년 생활을 엿본 기억이 남아 있어 이 책의 단편들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머리말 외에 총 24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기존에 알던 작품은 '별'이 유일하고 알퐁스 도데의 또 다른 

대표작인 '마지막 수업'은 여기에 실려 있지 않다. 그의 첫 번째 단편집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작가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방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잘 녹여져 있었다. 저자 자신의 자전적인 얘기인지 '도데

씨'가 풍차 '방앗간에 입주하는 날'이란 단편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단편들이 등장한다. 바람둥이 아내를

가진 남자의 얘기('보케르의 숭합 마차')나 제분 공장에 밀려 더이상 방앗간을 유지하고 힘든 상황에서

허세를 부리던 방앗간 주인을 마을 사람들이 도와주는 얘기('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자유를 갈구하던

염소의 최후('스갱 씨의 염소') 등을 만난 후 드디어 '별'과 만났다. 아스라한 기억만 남아 있는 작품

이었는데 왠지 황순원의 '소나기' 느낌도 났다. 양치기와 아가씨의 이루어질 수 없는(?) 풋풋한 사랑은

그래서 더욱 별처럼 빛나는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론 '교황의 노새' 같은 작품이 맘에 들었는데

아비뇽 유수 시대 교황을 속이고 노새를 괴롭히며 출세를 노리던 악당을 노새가 응징하는 얘기가 딱

내 취향이었다. 우화같은 얘기들이 중간중간에 등장했는데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내의 전설'도 유사한

작품이었다. 말 그대로 두뇌가 황금인 사내가 뇌를 꺼내 쓰는 얘기인데 역시나 비극적 결말을 맺었다.

프로방스라는 지역적인 특색이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 주를 이뤘는데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통해

알퐁스 도데의 단편의 매력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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