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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조커 3 - 완결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5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평점 :
1, 2권을 읽은 후 서평할 책들이 쌓여 3권을 좀 미뤄두었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약 한 달 정도가
지나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복습이 필요한 것 같았지만 일단 그냥 읽어 나갔는데 히노데 맥주의
스기하라의 자살 이후의 얘기가 펼쳐진다. 2권에서는 레이디 조커 멤버들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는데
3권에선 그들이 다시 주연(?)으로 돌아온 것이 사뭇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었다.
경찰은 레이디 조커 일당 중 한 명이 경찰이란 유력한 단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행만 붙일 뿐 직접
소환해 추궁을 하지 않는다. 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서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에
고다는 실망하고 본인이 직접 나설 것인지 고뇌한다. 레이디 조커 사건이 흐지부지해질 무렵 이번에는
히노데 맥주의 경쟁사인 마이니치 맥주에 붉은 색 맥주가 등장하고 다음에는 청산가리를 넣겠다는
협박까지 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이른다. 한편 레이디 조커 사건의 다른 측면을 파고들던 도호
신문의 네고로는 정보원인 사노가 연락이 끊기자 블길한 예감을 하면서 자신도 미리 모종의 준비를
한다. 레이디 조커 일당 중 적어도 경찰 내부 인물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여건이 됨에도 미적거리는
수뇌부의 태도에 답답해하던 고다는 직접 범인에게 자신이 알고 있음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고
레이디 조커 멤버들 사이에도 서서히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사실 3권에선 당연히 레이디 조커 일당을 일망타진(?)하는 얘기가 전개될 거라 예상했는데 기대와
달리 진도가 거의 나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소극적인 수사진의 태도가 결정적인 것 같았는데
그러다 보니 또 다른 맥주 공격(?)이 벌어지게 되고 히노데 맥주는 또다시 곤경에 처하게 되면서 결국
시로야마 사장 등이 사퇴를 하게 된다. 게다가 히노데 맥주를 괴롭히던 총회꾼 일당에 대한 내부 고발이
터지면서 사태는 새로운 방향으로 커지게 되는데 레이디 조커 일당이 시작한 반란(?)이 결국 정치
스캔들로까지 번졌다. 사노와 네고로의 실종사건 등 심각한 사태에까지 이르고 고다의 계속된 압박에
범인이 결단을 하면서 고다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지만 어느 하나 후련하게 해결되는 게 없었다.
고다의 커밍아웃까지 전혀 의외의 마무리를 하고 마는데 그만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본 사회의
뿌리 깊은 악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후련한 결말을 기대했다면 뭔가 씁쓸한 기분을 맛볼 수밖에
없었는데 일본 사회의 그늘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촘촘하게 그려낸 대작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커다란
벽에 막힌 듯한 답답한 현실을 새삼 실감하게 해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