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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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도 모르게 클래식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실 클래식 자체에 빠져든 건 아니고 클래식을 주제로

한 책들을 연이어 보게 되었는데,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며칠 사이에 보고도 부족해 이 책에까지 손이 닿았으니 뭔가에 홀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암튼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클래식을 충분히 접하고 있음을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총 7장에 걸쳐 분야별로 클래식이 사용된 예를 들고 있는데, 먼저 일상 속 클래식으로는 자동차 후진음

으로 베토벱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엘리제가 누구냐 하는 흥미로운 얘기도

다뤄지는데 베토벤의 어린 제자였던 테레제 말파티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비발디의 사계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지하철의 안내 방송에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가을'과 '봄'이 헷갈려 이번에 다시

들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소개하는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QR코드를 제공해 바로 음악을 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인데,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저자가 직접 만든 클래식 소개 유튜브 동영상으로 연결된다.

유럽 나라들은 클래식 음악을 국가로 사용하고 있는데, 프랑스의 '라 마르세예즈'는 이탈리아 작곡가

비오티의 '다장조 주제와 변주곡'과 일치해 프랑스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대중음악 속에도 클래식이 사용되었는데 1990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변진섭의 '희망사항'의 끝부분에

실린 부분이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라고 하고, 노라조의 '니 팔자야'는 너무도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의 선율에 가사를 입혔다. 작곡가와 곡 제목만 말하면 무슨 음악인지 몰라도 실제 들어보면

'아, 이 곡'이란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친숙한 곡들이 많았는데 책 제목대로 클래식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나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클래식은 TV 광고의 단골 손님이기도 한데,

시몬스 침대의 '에디슨편'에 사용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이나 까스활명수 광고에 사용되었던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아리아' 등이 대표적이었다. 드라마, 영화, 만화는 물론 문학 작품에도 클래식이

큰 역할을 하는데 어떻게 클래식이 사용된 작품들을 모두 찾아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멀게 만 느꼈던 클래식이 늘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귀에

친숙한 멜로디의 곡들을 직접 들으면서 책을 읽으니 훨씬 공감이 되었다. 그동안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클래식 음악들을 찾아 듣는 재미를 제대로 맛보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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