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세가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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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는 인류 역사를 대표하는 역사서 중 하나여서 기회가 되면 꼭 완역본으로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 원래 본기, 표, 서, 세가, 열전의 5가지 형식의 130편으로 구성되어 너무 방대해서 사실 

엄두가 나진 않는다. 그래서 '사마천 사기 56' 같은 사기의 정수를 모아놓은 요약본이나 '사기 교양

강의'처럼 사기를 주제로 다룬 책들을 통해 사기의 일부라도 만나보는 기회를 가졌는데 이 책은 사기

중 제후급 인물들의 얘기를 다룬 '세가'에 나오는 명언명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시작은 더할 나위 없이 아주 훌륭하다는 의미의 '탄위관지'가 포문을 연다. 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사자성어인지라 좀 낯설었는데 오나라 왕자 계찰이 노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초소의 춤을 보고 한 

말이라고 한다. 각 사자성어마다 그 말과 관련된 사기 속 내용을 소개하고 해설로 내용 속 용어 등에

대한 설명을 한다. 나름 중국 역사와 사기를 다룬 책들을 읽었음에도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 사자성어가

대부분이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나라마다 군주들의 가계도 등을 정리해주고 있는데 춘추전국시대 등

너무 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다 보니 같은 이름의 나라도 너무 많고(물론 한자는 다른 경우가

많다) 사람 이름들도 비슷비슷하다 보니 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태공망 여상이나 주공 등

친숙한 인물들의 얘기도 적지 않아 완전 생소하진 않았는데 그나마 익숙한 '가도멸괵', '순망치한'

차례로 등장하면서 낯설음이 좀 누그러졌다. '세가'가 총 30편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사자

성어는 총 63개라 대략 한 인물당 2개 정도의 사자성어가 소개된다고 볼 수 있었다. 사족, 상담, 토사

구팽, 위편삼절 등 흔히 사용되어 친숙한 용어들은 극소수였고 대부분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나는 용어다

보니 새롭게 알게 되는 용어가 너무 많았는데 그래도 각 용어마다 흥미로운 사연(?)들이 있어서 옛날

얘기를 듣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나마 알고 있던 사족도 원래 술 한 잔을 놓고 뱀 그림을 먼저 그린

사람이 마시기로 내기를 했다가 제일 먼저 뱀 그림을 그린 사람이 다리까지 그렸다가 차순위에게 

다리가 있는 뱀이 어디 있느냐는 핀잔을 들으며 술을 빼앗겼다는 얘기에서 유래한 말임을 이번에야

제대로 알게 되었고, 월왕 구천이 회계산에서 당한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쓸개를 맛보았다는 '상담'은

보통 '와신상담'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말도 '사기'에는 '상담'으로만 나오고 한참 후대에 나온 책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대순으로 전개되다 보니 춘추전국시대에는 잘 모르는 인물들이 적지

않았지만 진나라 이후부터는 그래도 비교적 친근한 인물들과 얽힌 용어가 계속 등장했다. 공자도

제후급 대우(?)를 받아 등장하고, 진나라 말기 난을 일으킨 진승과 관련해선 '왕후장상이 어디 씨가

따로 있나(왕후장상녕유종호)?'를 비롯해 4개의 명언명구와 관련이 되었다. 특히 한고조 유방을 도와

한나라 건국의 일등공신들이 되었던 소하, 조참, 장량, 진평 등이 연이어 등장하는 부분은 마치 초한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록 사기 세가의 완역본을 읽은 건 아니지만 그에 견줄 

수 있는 정도로 세가에 나오는 내용을 상당 부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대 중국을 살았던 대표적인

제후들에 얽힌 얘기들을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세가 완역본을 통해 이 책에 소개된 명언명구들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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