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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평점 :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은 '인사이트 밀'을 시작으로 '부러진 용골', '왕과 서커스'를 봤는데 최근 연이은
히트작으로 가장 핫한 작가 중의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2016년에 '왕과 서커스'로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를 차지해 3관왕의
영예를 2년 연속 달성했는데 바로 직전 2015년에 처음으로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작품이 바로
이 책이어서 늘 구매리스트에 넣어놓았다가 이제야 만남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생각 외로 단편집이었는데 6편의 흥미로운 단편이 실려 있었다. 먼저 책 제목과 같은 '야경'에선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초짜 순경이 난동을 부리는 남자를 제압하려고 총을 발포했다가 순직한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정말 경찰이 되어서는 안 되는 남자가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놀랄 따름이었다. 종종 범죄자나 다름없는 악질 경찰들이 등장하는 작품과 만나곤
하는데 여기 나오는 경찰도 어리바리해서 사고를 치는 건 물론 그걸 수습한다고 범죄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 정말 순직(?)한 게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다음 작품인 '사인숙'은 자살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외딴 곳에 있는 여관이 배경인데 누가 자살하러 왔는지를 추리하는 내용으로 왠지 호러 분위기까지
나서 오싹한 느낌을 주었다. '석류'는 생활능력이 전혀 없는 남편 때문에 두 딸을 키우며 고생하던
사오리가 딸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하지만 큰 딸 유코가 이에 맞서 충격적인 음모를 꾸며서
뭔지 모를 불쾌함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만등'은 방글라데시에서 천연가스 개발을 위해 현지인들을
설득하던 남자가 해서는 안 될 짓까지 하다가 겪게 되는 인과응보의 얘기가 절묘하게 그려지고,
'문지기'에선 계속 의문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고개를 조사하러 갔다가 들른 작은 가게에서
만난 할머니로부터 들은 얘기 속에 점점 숨겨진 섬뜩한 진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마지막 작품인 '만원'에서도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가난한 학생이 하숙집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결국 시험에 합격했다가 시간이 흘러 살인사건 피고인이 된 아주머니를 변호하게 되는 사연이
등장하는데 다른 작품들처럼 하숙집 아주머니가 숨기고 있던 놀라운 진실이 마지막에 드러났다.
이 책에 실린 여섯 작품 모두 알고 보면 불편한 진실들이 숨겨진 미스터리들이라 읽고 난 후의 뒷맛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진실에 도달하기까지의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에 저절로 몰입이 되었다.
역시나 3관왕을 차지할 만한 작품집이라 할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만나본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들마다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다음에는 또 어떤 스타일의 작품을 만날 것인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