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쳐다보지 마 스토리콜렉터 67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한 집에서 엄마 엘리자베스와 딸 하퍼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엄마는 무려 36차례나 난도질당해

잔인하게 살해되었고 딸은 조용히 잠든 것처럼 죽은 채 발견된다. 별거 중인 줄리안이 두 딸과 함께

지내자고 제안해 들떠 있던 조 올로클린은 모녀 살인사건의 프로파일링 제의를 받게 되고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마일로가 자신을 팔면서 사건 수사 비밀을 흘리고 있어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마이클 로보텀의 '조 올로클린' 시리즈는 최근에 계속 국내에 소개되고 있어서 반가운데 이번에는 

좀 더 조 올로클린의 개인사가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한다. 전에 읽은 '미안하다고 말해', '널 지켜보고

있어'에서도 딸 찰리가 등장하거나 해서 조금씩 조 올로클린의 과거사를 알 수 있었지만 이 책에선

그의 가족들이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결국엔 그의 가족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모녀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의 여러 사연들이 들어나게 되는데 엘리자베스가 자유분방하게

성관계를 하고 다녀서 용의자의 범위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사사건건 사건의 내부기밀을

언론에 공개해 수사를 방해하는 마일로까지 수사가 제대로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아내 줄리안이

난소암에 걸리고 찰리가 대학에서 자신처럼 범죄심리학을 전공하려고 해서 가정사에도 정신이 없는

올로클린은 단짝인 루이츠와 함께 사건 관계자들을 따로 조사해나간다. 하지만 범인은 경찰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계속해나가고 피해자의 이마에

A라는 낙인을 남긴다. 마치 너대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를 읽고 영향을 받은 것처럼 불륜남녀를

응징하는 범인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전혀 못 찾던 경찰과 조 올로클린이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에서 조 올로클린의 딸 찰리가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는데...

 

기존 작품에서도 조 올로클린의 시선과 범인의 시선을 번갈아가면서 사건을 진행시켜 이번 작품의

전개도 그리 낯설지 않았는데 가정과 일 양쪽에서 문제가 발생한 조 올로클린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힘겹게 펼쳐진다. 별거 중이지만 재결합을 원했던 아내는 암에 걸리고 예전에 끔찍한 사건을

겪었던 딸 찰리는 자신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심리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가운데 줄리안과 딸들이 동시에 위기에 처하자 멘붕상태에 빠지는 조 올로클린이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이런 극한상황에 몰리면 정신을 차리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조 올로클린은 나름 최선을 다해 선방을 하지만 결국 그의 가정은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에 읽었던 시리즈들에 비하면 사건 자체에 대한 몰입도는 좀 떨어졌지만

조 올로클린의 개인사에는 훨씬 공감이 갔다. 이젠 딸 찰리가 왠지 조 올로클린의 새로운 파트너로

활약하지 않을까 싶은 여운을 남겼는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고 조 올로클린이 다시 잔악무도한

범죄자들에 맞서 싸울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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