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는 재밌게 읽었는데 <웰씽킹>은 중반부부터 너무 자기계발서 같아서 별로였다. 초반부에 저자의 경험이야기들은 가슴에 와닿고 좋았는데 중후반부는 꼭 대필작가가 쓴 거 마냥 지루하고 평범했다. 


 건강관리하기, 성장하기, 쓸데없는 시간 낭비 줄이기, 직원과 고객을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는 가르침들은 좋았다. 알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이럴 때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모든 것을 다 읽고 다시 시작했지만 지난번처럼, 또는 그보다 더 성공할 자신은 없었다. 그러나 엄마가 나에게 원하는 인생 정도는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늘 엄마의 희망이었는데 지금은 엄마가 나의 희망이었다. '어떻게든 살아낼 것!', 엄마가 내게 바라던 건 정말 단순했지만, 어쩌면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자식에게 원하는 바람일지도 모른다. 

-p48



 인간은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소설 <자기 앞의 생>에서 나온 문장이다. 동감한다. 죽고 싶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끊었을까? 부모, 자식 때문에 죽지 못하고 버티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저자 켈리 최는 사업 실패로 인해 10억의 빚을 지게 되고 2년간 폐인처럼 지냈다. 폐인처럼 지내본 사람은 알 것이다. 2년의 시간은 크다. 2년의 시간이면 충분히 삶의 의지와 희망이 꺽일 시간이다. 죽고자 결심했을 때 그가 떠올린 사람은 엄마였고, 다시 엄마를 위해 살아남아보자고 결심했다.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번째 삶의 목표가 아닐까?



 내가 프랑스에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깨달은 지혜는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를 고민하는 편이 더 이롭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만족할 수준의 부를 이루기 전까지는 평소에 즐기던 걸 끊겠다고 결심했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항상 결과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부자들이 하지 않는 게 무엇일까?' 내 삶을 뒤돌아보니 버려야 할 세 가지의 나쁜 습관이 보였다. 아무리 좋은 생각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나는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p55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음주를 버리다


 (중략)하지만 그렇게 힘들었던 때에도 술은 입에 대지 않았다. 마시면 한 잔만 마실 수 없을 것 같았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절대로 번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으니 마시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야금야금 삶을 갉아먹는 유희를 버리다


 시간을 빼앗는 파티를 버리다

 

 저자의 놀라운 점이 이런 정신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술, 유희, 파티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했습니다. 


 저도 항상 저와 약속을 하고 다짐을 하지만 작심삼일이 아닌 작심 3시간도 안 될때가 많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 거 같습니다. 저도 새롭게 다짐하고 저와의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중략) 성장이 멈추면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돈도 있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마라. 무엇보다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공헌해야 오랫동안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p130

 

 저 문장을 만났을 때 저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성장이 멈춰버렸기 때문입니다. 안주하고 나태해졌습니다. 



 강한 멘탈을 위해서라면 탓하기를 멈추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라. 이런 태도는 기적을 만드는 기폭제가 된다. -p133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이 볼 때 허황된 꿈을 꾸면서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진한다. 그들이 과연 자신의 성공을 저절로 믿게 될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믿기로 결단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 결단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온 힘을 쏟아붓는다. 만약 당신이 성공하고 싶다면 이런 믿음의 힘을 깨달아야 한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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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 재밌게 읽은 거 같다. 아주 즐거운 독서였다. 언젠가 나는 이 소설을 다시 읽으리라.



 "그렇습니다. 이른바 난징학살사건입니다. 일본군이 격렬한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령하고 대량 살인을 자행했습니다. 전투중의 살인도 있고, 전투가 끝난 뒤의 살인도 있었죠.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던 일본군이 항복한 군인과 시민 대부분을 살해해버린 겁니다. 정확히 몇 명이 희생되었는지 세부적인 수치는 역사학자들 사이에도 이론이 있지만, 어쨌든 엄청난 수의 시민이 전투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중국인 사망자 수가 사십만 명이라는 설도 있고, 십만 명이라는 설도 있지요. 하지만 사십만 명과 십만 명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p88 



 하루키는 소설에서 일본 역사의 치부를 자주 들쑤신다. 사십만 명과 십만 명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어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영화를 봤다. 한 명의 죽음도 보기가 힘들고 괴로웠다. 그것이 영화라고 해도.



 아마다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는 나 자신을 꽤 평범한 인간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말이야."

 "그건 좀 위험한 생각인지도 몰라."

 "스스로를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는 평범한 인간입니다, 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인간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스콧 피츠제럴드가 무슨 소설에 썼지."

-p305 

  


 아마다 도모히코는 한층 크게 눈을 부릅뜨고 그 광경을 직시했다. 내가 기사단장을 찔러 죽이는 광경을. 아니, 그렇지 않다. 그의 눈이 보기에 지금 여기서 내 손에 죽어가는 상대는 기사단장이 아니다. 그가 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빈에서 암살을 계획했던 나치 고관일까. 난징 성내에서 동생에게 일본도를 건네며 중국인 포로 세 명의 목을 베개 한 젊은 소위일까. 그도 아니면 그들 모두를 탄생시킨, 보다 근원적이고 보다 사악한 무언가일까. 물론 나는 알 수 없다. 

-p358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 유즈가 말했다. "나는 물론 내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은 나와 상관없는 데서 멋대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 다시 말해 나는 언뜻 자유의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일은 무엇 하나 직접 선택하지 못하는지도 몰라. 임신해버린 것도 그런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 -p581


 "이 세계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는지 몰라." 내가 말했다.

 "하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믿을 수는 있어." -p584 



 나에게는 믿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좁고 어두운 장소에 갇힌다 해도, 황량한 황야에 버려진다 해도, 어딘가에 나를 이끌어줄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순순히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오다와라 근교의 산머리 집에 살면서 몇 가지 예사롭지 않은 체험을 통해 배운 점이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새벽의 화재로 영원히 소실되어버렸지만, 그 훌륭한 예술작품은 내 마음속에 지금도 실재한다. 나는 기사단장과 돈나 안나와 긴 얼굴의 모습을 눈앞에 선명히 떠올릴 수 있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처럼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그들을 생각하면 드넓은 저수지 수면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볼 때처럼 기분이 지극히 고요해진다. 내 마음속에서 그 비가 그치는 일은 없다. 

 나는 아마 그들과 함께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리라. 그리고 무로는, 내 어린 딸은, 그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은총의 한 형태로.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기사단장은 정말로 있었어." 나는 옆에서 곤히 잠든 무로를 향해 말했다. "너는 그걸 믿는 게 좋아." -p598


 위는 소설의 마지막 문단이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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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12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 장편중 <기사단장 죽이기> 좀 별로였는데 다시 읽으면 괜찮을까요? 다음 번 하루키 재독은 이 책으로 해야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1-13 10:37   좋아요 2 | URL
전 하루키빠라ㅎ... 처음에도 좋았는데 두번째로 읽으니 더 좋더라고요!
 















 유명한 책이라 기대했는데 다소 실망한 책입니다. 



 최대한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학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모아서 그 지식을 시험 가능한 법칙과 원리로 응축하는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탐구이다. -p112 


 저는 과학에 대한 과학자들 정의를 좋아합니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통섭 세계관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현상들 - 예컨대, 별의 탄생에서 사회 조직의 작동에 이르기까지 - 이 비록 길게 비비 꼬인 연쇄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물리 법칙들로 환원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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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워런 버핏이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주식시장이 붐이 한창일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주식을 사려 모여들 때는 가진 주식(보통주)을 모두 팔아라. 그래서 수익을 낸 후 보수적인 채권을 사라. 단언컨대 여러분이 판 주식은 더 상승할 것이다. 그래도 신경 쓰지 마라. 조만간 닥쳐올 주식시장 침체기를 기다려라. 침체기(혹은 패닉)가 국가적인 재앙 수준에 이르렀을 때,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가지고 있던 채권을 모두 팔고 다시 주식을 사라. 

 분명 여러분이 주식을 산 후에도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신경 쓰지 말고 다음 붐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여러분이 살아 있는 동안 이런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라. 그러면 여러분은 부자로 죽는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p203


 앞장에서 주장한 것은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너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잘못된 투자란 것이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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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에 읽은 책인데 이제 서야 정리한다. 책을 훑어봤는데 읽은 거 같긴 한 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들을 다른 책들을 구입해서 더 읽어봐야겠다. 



 내 견해로는 다음의 두 가지 기본 요소들이 증권 시장의 시세를 결정짓는다. 그 나머지 요소들은 결국 이 두 가지 요소에 포함된다. 


1. 통화량과 신주 발행

2. 심리적 요소(낙관주의 또는 비관주의 등), 즉 미래에 대한 예측 


시세=돈+심리

 -p70



 한번은 25세의 젊은이가 나에게 매우 심술궂게도 "저와 바꾸고 싶지 않으세요?" 하고 물었다. 나는 "물론, 바꾸고 싶지" 라고 대답했다. "나의 경험과 나의 체험을 가방 하나에 담아갈 수 있다는 전제조건하에서!" 그는 나이가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또한 그는 80이 넘은 우리들은 파리 시로부터 특히 커다란 선물을 받는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우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지하철에서 이등석 승차권을 가지고 일등석을 탈 수 있다. 인생은 85살부터 비로소 시작한다. 그렇지 않은가?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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