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 복수의 여신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4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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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본격적으로 독서에 빠지기 전에 주로 만화나 영화를 좋아했다. 나는 영화 장르 중에 스릴러 영화를 좋아한다. 추리,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좋아한다. 미스터리가 있어야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고 이야기에 몰입도 잘 된다. 종종 호기심과 궁금증이 끝까지 그 작품을 따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는 작품을 왜 끝까지 읽겠는가?

 

 독서를 하게 되고 점차 소설을 읽게 되고 그러다 SF장르를 넘어 추리소설도 읽게 되었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몇몇 기억에 남는 재밌는 작품들이 있다. 그런 재미를 찾아서 나는 요즘도 가끔 추리소설을 읽는다. 그런데 요즘은 번번이 허탕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몇몇 작품이 그랬고 요 네스뵈의 <네메시스>가 그랬다. 최근에 북플에서 요 네스뵈 씨의 작품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그래서 궁금하던 차에 중고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 이하였다.

 

 소설이 어느정도 재밌기는 했다. 뚜꺼운 책인데도 제법 술술 읽혔고 뒷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에 계속 읽었다. 하지만 큰 만족감을 느끼긴 어려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의 결말이나 전개를 예상하고 소설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맞춰서 인물들이 선택하고 행동하게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전개된다. 하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나 요 네스뵈 처럼 전문적인 추리소설 작가들은 한 작품을 쓰기 위해 플롯을 세심하게 다듬는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소설을 쓴다. 때문에 거기에 삶은 없고 인공적인 구조물만이 자리 잡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에 '너무 작위적이다.' '너무 소설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스포 있습니다.) 그 예 중에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다. 이 소설의 살인범은 피를 보지 못한다. 피를 보면 구토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했을 때 피를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주인공이 그에게 묻는다. 그때는 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느냐고. 그 살인범은 이렇게 대단한다. "누구의 피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아... 그렇구나.

 

 요 네스뵈 작가도 바보는 아닌지라 자신의 소설 속에서 이런 부분들에서 빈틈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럴 때마다 저런 억지를 부리면서 넘어간다. 그걸 보면서 나는 점점 소설 속에서 빠져나와 소설을 평가하게 된다.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다.

 

 내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목적 중에 하나는 소설 속의 세계에 몰입하고 등장인물들에 공감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소설이 굉장히 현실감있게 마치 진짜처럼 다가와야 한다.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가들은 흔치 않다.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가들을 나는 위대한 소설가라 생각한다. 하루키나 도스토옙스키처럼.

 

 요 네스뵈의 <네메시스> 괜찮기는 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예전이라면 별 네개는 줬을텐데 요즘은 별점이 굉장히 짜졌다. 그래서 3개를 준다.

 

 

p.s 혹시 요 네스뵈의 작품 중 추천할만한 작품있으시면 추천부탁드립니다. 그의 다른 작품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인생에서 최악의 사건은 죽는 것이 아닙니다." 해리는 그다음 말이 무엇일지 알고 이미 알고 있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죠."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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