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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 이제 읽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거나 읽지 않았어도 책 제목이나 표지를 봤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소노아야코가 어떤 분인지도 모르고 이 책이 어떤 책인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왠지 읽어보고 싶은 책 제목, 표지여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중고서점에서 추천도서 책장에 이 책이 눈에 보여서 구입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소노 아야코씨는 여성 작가입니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입니다. 이 책은 그녀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한 삶은 조언들이 담긴 에세이입니다. 깊이 있는 연륜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 생각이 많이 편협하고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도 나름 고정관념을 버리려 노력하고 생각이 자유롭고 융통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그런 분을 만나니 한없이 제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아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에 사로잡혀있습니다. 그 경험의 폭이 작을수록 사람은 편협해집니다. 다른 생각, 다른 세상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살면서 그런 사람들을 무수히 많이 보게됩니다. (저또한 남들의 눈에 그렇게 비칠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이 편협한 생각을 깨뜨려줄 수도 없습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인간이란 존재는 쉽게 생각이 바뀌거나 설득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생각은 감정과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직접 느끼고 경험하지 않은 일은 주위에서 아무리 논리적이고 조리있게 설명해도 와닿지 않습니다. 직접 몸으로 겪어보고 느껴봐야지만 그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아마 저를 비롯해서 모두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타인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다 뒤늦게 후회하는 경험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경험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 소노 아야코씨도 그렇게 말합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입니다. 타인의 잣대로 자신의 행복을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선택의 결과가 좋을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차피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조언이 틀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박원순씨는 책이나 강의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부모나 친구가 가라고 하는 길로 절대 가지 말라!' 법륜 스님도 부모 말 절대로 듣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부모님 말을 들었으면 부처가 될 수 있었을까요? 고타마 싯다르타는 왕국의 왕자였습니다. 그에게는 부귀영화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재물과 미녀들이 왕궁에 넘쳐났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객관적 행복입니다. 하지만 고타마 싯다르타는 객관적 행복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찾아 출가했습니다. 이는 위대한 인물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스스로 선택하고 그러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실패를 통해서 배우면 됩니다. (물론 그 실패가 너무 치명적이어서는 안되겠지요. 위험 관리는 기본입니다.) 실패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한 번도 실패해보지 않고 성공한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훗날 그 실패가 전화위복이 될 지도 모릅니다.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인생에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몇 번의 쓰디쓴 패배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실패들은 분명 저에게 약이 되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당연히 저도 그 때는 그 실패가 죽을만큼 괴롭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행히 죽지 않았고 그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실패는 어쩌면 제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꿔줍니다. 그 외에도 인간관계, 행복, 인생에 대한 조언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무겁지 않게 다가옵니다. 책 표지의 발걸음처럼 가볍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