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1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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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고 싶어지는 마력이 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요즘 택견을 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갑자기 시간이 많이 늘어난 느낌이다. 요즘 퇴근하면 바로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책을 보고 밥 먹고 또 책을 본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 지겨우면 맘 편히 집으로 귀가한다. 집에서 다시 책을 읽으면 되니깐. 마치 담배나 알코올을 끊었다가 다시 시작하게 된 사람같다.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지 싶다.

 

 칼 세이건은 요즘 즐겨있고 있는 작가다. <콘택트>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SF소설이다. SF소설이라고 하지만 읽어보니 이거이거 완전 과학책이잖아. 마치 칼 세이건의 과학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 책은 소설로서도 충실히 기능한다. 하지만 왠지 소설 속 주인공의 독백이나 생각들이 칼 세이건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동으로 칼 세이건이 오버랩 된다. 그나마 주인공이 여주인공이어서 다행이지 만약 남주인공이었으면 그 오버랩이 더욱 끈끈했을 거 같다. 아무튼 칼 세이건은 여주인공을 빌려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컷 한다. 그게 소설의 흐름에 어긋나거나 하진 않고 좋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부정할 순 없었다.

 

 <콘택트>는 내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본 영화이다. 어쩌면 중학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학교에서 이 영화를 봤다. 인상깊었다. 아주 아주 많이. 지금은 대략적인 잔상과 강렬한 마지막 장면만이 기억에 남아있지만 꼭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당장이라도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게 되면 소설에 대한 감흥이 떨어질 거 같았고 또 영화에 대한 감흥도 떨어질 거 같아서 참고 참았다. 일단은 <콘택트 2>를 먼저 보리라 다짐했다.

 

 아직 <콘택트 2>를 보지 않았지만 나는 영화가 소설보다 훨씬 좋았다. SF 영화 중 내 기억 속에서 TOP 5 안에는 드는 작품이다. 어쩌면 TOP 3 안에도 들지 모르겠다. 영화는 꼭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이런 또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줄거리나 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다. 왠지 누구나 <콘택트>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SETI 프로젝트를 다룬 영화다. SETI 프로젝트란 전파 망원경으로 외계 문명의 신호를 찾는 프로젝트다. 실제로 지금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다. 아직 외계 문명을 찾진 못했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SET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학자다. 그녀는 외계 문명의 신호를 교신했을까? 물론 교신했다. 그래야 소설이 진행되니깐. 소설의 배경은 1970년대 인 거 같다. 소련이 등장하니깐. 여러가지 과학을 둘러싼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디테일하게 다뤄져있다. 진짜 과학자가 쓴 책 답게 디테일이 살아있다.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께 원작 소설 <콘택트>도 보시길 추천드린다. 아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무척 다시 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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