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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 상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언제 처음 읽었는지 기억이 확실치 않다. 싸이월드의 내 미니홈피를 확인해보면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까진... 하지 않으려 했다가 확인했다! 2010년에 이 소설을 읽었다. 9~10년 가까이 된 줄 알았는데 의외로 7년 밖에 안됐다. 그 때 쓴 리뷰를 읽어보니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상이 떠오른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파워풀한 소설이었다. 그 당시 소설의 전모를 파악하진 못했지만 매우 감명깊게 읽었다.
스토리라 라던가 내용적인 부분은 거의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 하지만 과거에 책을 통해 느낀 감흥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과거에 비할바는 못 되지만 역시나 좋았다. 이 작품이 하루키의 장편 소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 의외로 하루키의 책들 중 판매부수도 적은 거 같고 유명하지도 않은 거 같다. 그래서 더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이 소설은 양사나이 시리즈의 4번째 편으로 완결판이다. 양사나이 시리즈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양을 쫓는 모험>-><댄스 댄스 댄스>로 이어진다. 이 양사나이 시리즈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이왕이면 시리즈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 혹은 <1973년의 핀볼>이나 <양을 쫓는 모험>부터 시작하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때문에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보인다. 상당히 과격하고 실험적이다해도 좋을 정도다. 때문에 하루키에게 익숙하지 않은 독자가 처음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를 접한다면 첫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될 공산이 크다. 하루키 독자가 아니라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아껴두시길.
그런데 양사나이 시리즈는 또 머고, 소설 <댄스 댄스 댄스>의 내용은 무엇인가? 이것을 이야기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스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소설 속 주인공은 <양을 쫓는 모험>에서 양사나이를 찾아나서고 양사나이를 만나게 된다. <댄스 댄스 댄스>는 양사나이와 만난 후 몇 년이 흐른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양사나이를 만난 후 상실감에 삶을 살아갈 기력을 잃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다시 양사나이를 만나게 되고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춤을 추는 거야. 음악이 계속되는 한"
소설 속 이 구절이 너무 좋았다. 이 구절을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 상실을 경험한다. 필연적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가끔은 그 경험이 감당할 수 없이 우리를 짖누를 때가 있다. 삶이 멈춰버릴 때가 있다. 이 소설을 통해 하루키는 말한다. "그래도 계속 춤을 추는 거야. 어찌어찌 최선을 다해 추는거야. 음악이 계속되는 한 말이야." 이처럼 용기를 주는 말이 또 있을까?
이 소설 추천하고 싶다. 춤을 추는 것을 멈춰버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직 음악은 계속 되고 있다고. 힘들지라도, 도저히 춤을 출 수 없을 거 같더라도 춤을 추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한 스텝 이라도 좋으니 스텝을 밟아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