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7

 감독 드뇌 빌뇌브

 배우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장르 드라마, SF, 스릴러


 

 지난주 토요일에 <컨택트>를 보았습니다. 굉장히 큰 기대를 안고 영화를 봤습니다. 역시나 거장의 필치가 잘 느껴졌습니다. 영상이라던가 외계인과의 조우를 실감나게 묘사했습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영화 속에서 잘 표현되었습니다. 외계인과의 소통을 다룬 SF 영화입니다만 실상은 감동적인 이야기, 사랑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입니다. 언어학자, 외계인 등은 영화의 주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장치입니다. 마지막에 눈물이 찔끔났습니다. 운명, 자유의지, 언어와 사유방식의 관계 등 다양한 생각거리가 있습니다. 우당탕하는 SF 영화를 원하시는 분은 지루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감나고 깊이있는 고품격 SF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당신의 영혼을 두드릴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지금의 인생을 반복하실 수 있다면 반복하시렵니까? 누구나 살면서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었을 것입니다. 슬픈 일때문에 지금의 인생을 반복하지 않기에는 기쁜 일들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아래 스포있습니다)

 역시 이야기를 심화시키려면 스포를 안할 수가 없군요. 여자주인공은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면서 외계인의 사유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시간을 한방향으로 흐르는 선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비선형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즉, 미래를 봅니다. 여주인공은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이쁜 여자아이를 얻고 이혼을 하고 그 여자아이는 불치병으로 죽게 됩니다. 미래에는 사랑스런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를 얻는 기쁜 일도 있지만 그 사랑하는 사람과 이혼도 하고 사랑하는 아이도 잃는 아픔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주인공은 그 미래를 끌어 안습니다. 어쩌면 그녀가 본 미래는 우리의 과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기쁜 일도 있었지만 슬픈 일도 있었습니다. 어떠한 선택이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를 가져옵니다. 만약 다시 과거로 간다면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녀가 자신의 미래를 끌어안듯이 우리의 과거를 끌어안아야합니다. 기쁜 일 뿐만아니라 슬픔, 상실, 아픔, 괴로움 모두를 끌어안아야 합니다. 그 선택이 피치못할 선택이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란 없었습니다. <컨택트>라는 제목도 좋지만 원작의 제목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의 메시지나 주제에 더욱 부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의 인생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어쩌면 순차적인 것이 아니라 한 시점에 공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하나하나의 생각과 행동과 선택은 현재 일어나지만 과거에 영향을 받고 미래에 영향을 끼칩니다. 지금 한 시점에 과거, 현재, 미래가 녹아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때문에 이것을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지금 이 순간은 우리의 모든 과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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