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트롱 - 어떻게 더 강인하게 일어설 수 있는가
브레네 브라운 지음, 이영아 옮김 / 이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꽤 오래 전에 <싸움의 기술> 이란 영화를 봤었다. 백윤식이 싸움의 고수로 나오고 재희는 맞고 다니는 고등학생으로 나온다. 영화는 재희가 백윤식에서 싸움의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싸움의 고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체력? 반사신경? 신장? 체중? 

 싸움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쫄지 않는 것' 이라고 말하고 싶다. 상대에게 쪼는 순간 이미 그 싸움은 끝이다. 아니 싸움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일방적 구타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왜 쪼는가? 바로 두려움때문이다. 싸움에서 질 것이란 두려움, 다칠 것이란 두려움, 상대가 자신보다 쎄다는 두려움. 하지만 싸움을 잘 하는 사람들은 쫄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보다 덩치가 커도 무섭게 생겨도 쫄지 않는다. 두려움을 이기는 것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는 용기라고 말했다. 두렵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마음. 이 책은 두려움과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백윤식도 싸움을 잘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라.' 고 재희에게 말했다. 그리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싸움이라고 말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싸움이다. 두려움에 맞서 싸우는 투쟁이다. 우리는 싸움터에 서있고 싸우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대통령의 1910년 연설 '경기장의 인간' 은 이런 생각을 잘 대변해준다.


  남을 비판하는 사람은 중요치 않습니다. 강한 사람의 실책이나,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사람은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사람은 실제 경기장에서 먼지와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씩씩하게 싸우는 자들입니다. ...... 그들은 잘되면 큰 성공의 승리감을 느낄 것이고, 설령 실패한다 해도 대담하게 도전하다가 실패하는 것입니다. -p16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경기장에 서있다. 인생에선 두려운 일들 투성이다. 사랑하면 가슴아픈 이별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새롭고 혁신적인 일을 시도한다면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일이나 사람에 마음을 쏟았다가 실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시련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련은 우리에게 두려움으로 기억된다. 불에 댄 아이가 불을 무서워하듯, 벌에 쏘인 사람이 벌을 두려워하듯, 우리는 위험과 두려움을 회피하고 싶어한다.


 이 책은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간단히 핵심을 이야기하자면 "감정을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쓰고, 다시 일어서라!" 이다. 두려움, 수치심, 실망, 슬픔, 상심, 후회 등의 감정에 직면했을때 우리는 이런 감정들을 무시하고 회피하고 덮어버리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를들면 애인이 갑자기 연락이 안되면 우리는 불안해하고 별별 생각이 다든다. 그리곤 "애인이 내가 싫어져서 이제 연락을 끊은게 분명해!!" 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자신만의 이야기에 매몰되어선 안되고 맞서 싸워야 한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라고 이야기한다. 애인에게 연락이 안오는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감정, 어떤 생각들을 느끼고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 면밀히 관찰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써보라고 말한다. 사실 "있는 그대로 쓰기" 는 데일 카네기의 책에서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편에서 본 방법이다. 그리고 이는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인정된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쓰는 행동을 통해서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우리의 감정상태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분석해볼 수 있다. 불안전한 정보들을 통해 지어낸 엉뚱한 자신만의 이야기들과 맞서 싸울 수 있다. '애인이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기거나, 핸드폰을 분실하거나, 밧데리가 떨어졌을 수도 있어. 연락이 올때까지 좀 더 기다려보자.' 라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책은 다양한 감정들을 인지하고 질문을 던지고 이를 극복하는 모습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성이 있다. 감정들과 씨름하면서 우리는 감정들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잘 다둘 수 있게 된다. 씨름하면 씨름할수록 우린 점점 더 강해진다. 넘어질때마다 우리는 다시 일어나는 법들을 배울 수 있다. 갓난 아이가 걷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약간의 용기만 갖는다면 걷는 법,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강인하게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세상에는 경기장에서 실제로 땀과 피로 범벅이 되어 싸우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을 지켜보면서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싸우는 자들은 물론 실패할 수 있다. 지켜보는 자들은 실패할 수 없다. 안전한 곳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조롱과 야유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크게 성공하는 자들은 경기장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 실제로 경기장에서 뛰는 사람들이다. 성공하지 않아도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성장해가는 사람들은 경기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지금 경기장 안에 서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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