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혐오증상에 대해 분석한 사회학 도서입니다. '자국혐오' 의 헬조선론부터 정치혐오, 여성혐오, 그리고 혐오표현에 관련된 법문제까지 다룹니다.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누군가 "지옥을 바꾸기 위해 움직이자" 고 말하면 "부질없다" 는 냉소, "씹선비질" 이란 조롱이 날아든다. 헬조선론은 현실을 비난하면서도 현실을 바꾸려는 집단행동과 선전선동을 거부한다. 이 담론은 시스템의 민낯을 폭로하고 붕괴를 예언하는 통렬한 묵시록처럼 보이지만, 실은 체제의 결함과 오류를 어쩔 수 없는 재난의 스펙터클로 만들어 위악적으로 소비하는 유희일 따름이다. 사회 모순은 자연재해처럼 묘사되고, 나와 무관하게 발생한 사태로 타자화 된다. 헬조선 담론이 혐오 담론에 머무는 한, 그건 단지 '체제를 유지하는 파국론' 일 수밖에 없다. -p27
단지 혐오라는 감정에만 머무르면 우리는 사회를 변혁할 수 없습니다. 혐오는 회피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타자와 나를 분리시키고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받으려는 감정입니다. 혐오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능력우월주의, 경쟁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혐오보다는 분노를 통해 적극적은 개입을, 그리고 혐오가 아닌 타자를 포용하는 관용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더 읽어볼 책으로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와 마사 누스바움의 <혐오에서 인류애로>가 있습니다.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존중과 공감을 통한 인류애의 확산을 듭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지만 다시금 되새겨봐야할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식하여야만 약자에 대한 인류애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