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념과 미학을 관철시키려면 대립에 따른 고통을 피해서는 안 된다. 강자는 일부러 이 길을 선택한다. 타인으로 인한 고통을 견디고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자신의 신념과 미학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무시무시한 책을 만났다. 저자는 니체가 비판했던 '대중' 혹은 약한사람, 착한사람을 신랄하게 까고, 후반부에는 니체까지 철저하게 파해쳐서 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게 정신없이 까였다. 대중을 깔때는 나도 그의 편에 서서 함께 깠지만, 그가 니체를 까기 시작하자 나또한 정신없이 털렸다. 

 니체의 삶을 볼 때마다 그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니체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까일 부분은 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나도 같이 까였다.


 니체는 초인을 동경하고 초인이 되고 싶어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극복하고 강한 사람이 되길 원했다. 나또한 그렇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고 더 강해지고 싶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자는 니체가 가지고 있었던 약한 모습을 가차없이 드러내서 깠다. 단순함, 유치함, 오만함 등의 모습들을 니체의 저서 속에서 찾아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저자는 니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이렇게 선언한다.


 하지만 그(니체)의 정신구조는 현대 젊은이들과 몹시 비슷하다. 유치함, 어리석음, 단숨함은 물론이고, 어쨌거나 '높이 평가받고 싶다! 존경받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 고 온몸이 터져라 원하는 모습 또한 매우 닮았다.

 그러니 자존심 세고 유약한 젊은이들이여, 니체를 읽으라! 그리고 마음껏 자신과 동일시하며 자신의 성서로 삼으라! 세상의 모든 '가축의 무리'를 비웃어주라! 그러면 당분간은 자신을 속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최소한 그편이 진실을 알고 절망해서 자살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p23


 이 글을 견딜 수 있다면 이 책을 계속 읽어도 좋다.


 우선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약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저자의 정의를 들어보자.


 약자란 자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있지만, 그에 대해 자책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온몸으로 정당화하는 사람이다.


 이는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말한 대중의 정의와 거의 일치한다.


 대중이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자신의 특수한 가치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신은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느끼며, 그에 대해 고통스러워하기는커녕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다고 느끼는 데서 기쁨을 발견하는 모든 사람이다.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p32


 약자는 이처럼 자신의 약함을 정당화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약자는 착한 사람이 된다. 왜냐하면 남들에게 피해를 입힐 정도로 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것은 자신에게도 피해가 돌아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지도 못한다. 두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약자는 착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약자들이 모여 무리를 짓고 권력을 형성하는 순간, 나쁜 사람이 된다. 독일의 나치즘이 보여줬던 그리고 일본에서 군국주의에서 보여줬단 약자들의 모습이다.


  자, 이 쓸모없는 자들을 보라! 그들은 노력해서 부를 손에 넣었지만 그로 인해 더욱 가난해진다. 그들은 권력을 원하고, 무엇보다도 권력의 쇠지렛대인 많은 돈을 원한다. 이 무능한 자들이! 

 이 날쌘 원숭이들이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라! 그들은 서로 상대의 등을 넘어 기어오르고, 그리하여 서로를 진흙과 심연 속으로 끌고 들어가 북적댄다.

 그들은 모두 왕좌에 오르려고 한다. 그들은 행복이 왕좌 위에 있다고 믿는데,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광기다! 때로는 왕좌 위에 진흙이 있고, 또 때로는 왕좌가 진흙 위에 있는데 말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1부, 새로운 우상에 대하여

  

 

 아래는 더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다. 니체의 책과 저자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 

 















 토마스 만의 소설 <토니오 크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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