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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에 읽는 촘스키 - 30분에 읽는 위대한 사상가 7 ㅣ 30분에 읽는 위대한 사상가 7
마이클 딘 지음, 강주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으로 촘스키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30분에 읽는 시리즈도 만났습니다. 둘 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 둘 다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30분에 읽는 시리즈는 30분에 읽기는 힘들고 1시간 반에서 2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140~170p의 분량으로 한 인물의 삶과 사상을 다룹니다. 소설가, 화가, 정치가, 철학자, 과학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다룹니다. 내용도 알차고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촘스키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세계최고의 석학, 언어학자 라는 것과 보편문법 등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알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멀고 어렵게 느껴졌던 분인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고 친숙해졌습니다. 특히 그의 정치적인 면에 대해서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그는 대단히 존경스러운 지식인입니다. 미국인이지만 미국사회를 맹렬히 비판합니다.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전쟁, 다른 나라에서 벌이는 정치공작 등에 대해 비판합니다. "불량국가는 미국" 이라고 이야기하는 양심적 지식인입니다.
촘스키의 사상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일단 그는 인간의 언어적 능력에 대해 연구하는 언어학자입니다.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언어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 거의 정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이런 선천적인 언어능력에 대해 탐구하고 그 구조를 분석해서 보편문법이라는 것을 이끌어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촘스키가 문법책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어, 술어, 목적어 등의 개념은 어떤 언어에서나 모두 공통적입니다. 그리고 동사도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가 있고 필요없는 동사가 있습니다. 이를 자동사, 타동사라고 합니다. 모든 언어는 이처럼 주어, 술어, 목적어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인류의 언어의 보편적 특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촘스키의 정치적인 관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는 무정부주의자라고 합니다. 그의 정치관에 대해서 더 깊게 알고 싶습니다. 요즘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를 읽고 있습니다. 저는 촘스키와 유사하고 푸코와는 조금 견해가 다릅니다. 때문에 촘스키와 푸코의 토론이 흥미로웠습니다. 매우 어려워서 많은 부분 이해하지 못했지만요. 푸코는 좀 더 상대주의적 관점을 취하고 촘스키는 절대주의적 관점을 취합니다. 촘스키는 인간의 본성에 창조성이 있다. 보편적인 '정의' 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푸코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푸코는 창조성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촘스키의 주장에 반대합니다. 정의라는 개념은 시대와 장소, 시스템과 구조, 권력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조금 이야기가 샛습니다.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개인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촘스키가 멋지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촘스키가 우리나라에 계셨으면 어쩜 미국보다 비판할게 많았을텐데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