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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평점 :
작년 <미움받을 용기>가 한국을 강타했다. <미움받을 용기>를 안 읽어보셨다면 <미움받을 용기>를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대화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먼저 이 책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입문해보셔도 좋다. 아들러 심리학개론서로써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일생에 한 번은 아들러 심리학을 만나라! 는 말에 나 역시 동의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하는 이야기가 납득이 안될 수도 있다. (아들러 심리학은 트라우마를 부정한다.) 그렇다고 거부하시지는 말기 바란다. 나는 아들러 심리학이 하나의 이론적 사실이 아닌 삶에 대한 태도와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들러 심리학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더불어 심리학의 3대 거장이다. 저자는 아들러의 생각이 자기계발서와 맞닿은 부분이 커서 스티븐 코비, 데일 카네기와 닮았다고 말한다. 나역시 동의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실천적 측면이 크다. 자신를 이해하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심리학이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의 세가지 용기에 대해 다룬다. 첫째, 미움받을 용기, 둘째, 평범해질 용기, 셋째, 행복해질 용기이다.
먼저 우리는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 자기 자신으로서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용기이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지나치게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 그것을 내면화한체 살아가게 된다. 꼭두각시처럼 살아가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중국집에 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전부 짜장면을 시키면 자신은 짬뽕을 먹고 싶은데도 짜장면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짬뽕이고 짬뽕을 먹어야 행복할 수 있는데 짜장면을 시키면 미움받을까봐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보다 당당하고 용기있게 "저는 짬뽕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이고 행복할 가능성이 큰 사람이다. 인생의 의미라던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자기 스스로 답을 구하고 찾아야한다. 수동적인 삶이 아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라고 아들러는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나의 행동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한 자유롭게 행동하기를, 그리고 그 행동에 항상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라고 아들러는 말한다.
둘째는 평범해질 용기이다. 이또한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필요한 용기이다. 우리는 무리나 집단 내에서 남에게 인정받고 싶고 잘보이고 싶다. 누구도 미움받고 싶어하지 않고, 존재감없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딜가나 권력관계가 성립한다. 권력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 남에게 명령하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 남들보다 우월하고 싶은 욕망, 이것이 열등콤플렉스를 낳는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이러한 욕망을 부추긴다. 더 성공하고 더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되라고. 더 많은 것을 가지라고,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라고 부추긴다. 과거 봉건사회에서는 계급은 출생 때 고정되어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사회적 계급을 올리기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계급구분이 희미해졌고 유동적으로 변했다. 마치 좀 더 노력하면 더 부자가 되고 더 권력이 커질것 같은 환상들이 생겼다. 여기에 아들러 심리학은 브레이크를 건다. 그럴필요가 없다고. 평범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아들러는 이런 수직적 인간관계로 세상을 살아가지 말고 수평적 인간관계로 세상을 살라고 말한다. 아이나 노인까지 똑같이 평등하게 대하라고 말한다. 직장내 상하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에서는 물론 수직적인 상하관계가 존재하지만 이를 인간관계까지 적용하게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최근에 문학계에서 성희롱 사건으로 시끄러운데 이것도 일에서의 수직적인 인간관계를 악용한 범죄이다. 자신이 특정 집단 내에서 권력에 있어서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고 그 상대방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이런 수직적 인간관계를 버리게 되면, 남과 나는 수평적으로 평등한 관계가 된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필요가 없다. 물론 이런 사고방식은 갑을관계에서 을보다는 갑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을의 입장에서도 이런 삶의 자세, 태도가 중요하다. 영화 <베테랑>에서 형사의 부인의 대사가 기억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나도 요즘에는 술이 마시기 싫으면 단호하게 거부한다. 내가 을의 입장에 있지만, 혹은 남들의 기분을 맞춰주고 싶고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술을 마시지만, 집에 가면 머리가 아프고 잠도 잘 들지 않는다. 잠이 들어도 자꾸 깨고 잠을 설친다. 당연히 다음 날 피곤하고 숙취가 심하다. 이제는 내가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시겠다! 미움받아도 상관없다. 남의 기분보다 나의 건강이 백배, 천배 소중하다.
이야기 하다보니 미움받을 용기와 평범해질 용기가 계속 겹친다. 둘 모두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리고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근원적, 진화론적 욕망이 있기때문에 필요한 용기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는 '존재' 자체로도 충분하다. 평소 자주 싸웠던 부모 자식사이라도 만약에 자식이나 부모가 갑자기 유명을 달리했다면 그냥 '존재' 만이라도 해줬으면 하고 마음을 바꿔먹게 된다. 말을 안들어도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있어만준다면 하고 간절히 바랄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자신이 평범해도 괜찮다. 자신의 '존재' 만으로도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셋째는 행복해질 용기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자기수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가 자기 수용에 있어서 필요하다. 자신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이 첫걸음이다. 둘째, 타자 신뢰가 필요하다. 타자를 적이 아닌 친구로 신뢰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원활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셋째는 타자 공헌이다. 우리는 본능적, 진화론적으로도 남을 도울 때 행복해진다. 행복을 위해서는 이기주의뿐만 아니라 이타주의도 필요하다.
아들러 심리학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있다. 원인보다는 목적을 강조한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를 보여준다. 과거의 사슬을 끊고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고 싶으시다면 아들러 심리학을 추천한다. 그리고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해질 용기를 조금만 내보자. 용기있게 자신의 결점과 단점까지도 수용해보자.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자. 아들러 심리학은 아주 탄탄한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