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0/5 대만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패키지 여행이었습니다.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여행 중 버스 안에서, 기차 안에서, 혹은 비행기 안에서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았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기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어서 중간중간 즐겁게 읽었습니다.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감동적이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원인불명의 질환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두살 어린아이 닉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의 투병과 투쟁의 이야기입니다. 애밀린의 사랑과 헌신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고 강하구나 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애밀린은 그저 지켜보고 기도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지켰다. 어떤 날엔 닉의 병상 옆에서 웅크린 채 잠을 잤다. 규정상으로는 보호자가 자녀와 함께 자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간호사들은 그런 애밀린을 눈감아 주었고, 그녀가 얼마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아침 자신을 다잡고 있는지 지켜보며 경탄했다. 그런 밤을 며칠 보낸 후에도 의사들이 다시 애밀린에게 닉의 죽음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그녀는 스스로 진정한 후, 숨을 내쉬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어 내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었다." -p90

 

 어린 닉또한 그런 어머니의 강인함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리고 닉은 그런 애밀린의 강인함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였다. 닉의 질병이 유전자 어디엔가 숨어있다면 아마 엄마의 강인함 역시 닉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을 것이고, 닉이 가장 필요할 때, 그 강인함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p93


 이 책은 과학과 의학, 유전학에 관한 내용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 글처럼 설명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닉의 염기서열을 닭이나 초파리의 것과 비교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여기에는 과학적인 의미가 존재한다. 모든 종들은 그들의 유전적 서열, 곧 게놈을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들 중 상당수는 서로 다른 종과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파리와 사람의 경우 6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서 연구자들은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유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모든 종들이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면 그 위치에서의 염기 변이는 자연에 의해 허락되지 않은 염기 변이인 것이다. 곧 종 간의 게놈 비교는 어떠한 염기 변이가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여준다." -p224 


 위 글은 진화론의 근거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 지도를 통해서 서로의 계통과 연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초파리는 6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침팬지와 99퍼센트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가까운 동식물일 수록 서로 많은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예를 들어 하마와 고래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하마와 고래는 계통상 가까운 친척이고 유전적으로도 많은 유전자를 공유할 것입니다. 


 니콜라스 볼커의 사례는 인간의 게놈 분석을 통해서 질환의 치료에 활용한 첫번째 사례입니다. 유전학과 의학에 선구적이고 기념비적인 사건입니다. 그 긴박하고 감동적인 현장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식과 드라마가 함께하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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