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볼커 이야기 - 유전체 의학의 불씨를 당기다
마크 존슨.케이틀린 갤러 지음, 금창원 외 옮김, 서정선 감수 / Mid(엠아이디)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의 저자 마크 존슨과 케이틀린 갤러거는 2011년에 니콜라스 볼커의 이야기를 취재해 퓰리처 상을 받은 팀의 일원입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분들답게 감동적이고 섬세한 필치로 니콜라스 볼커와 그의 어머니의 투병과 투쟁의 기록을 책으로 담아냈습니다.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는> 유전체 치료의 첫 번째 사례로서 의학계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이자 분기점입니다. 앞으로의 의료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값진 정보들과 유전체 의학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담겨있습니다. 


 의학용어라던가 유전자에 대한 과학적 지식들이 책의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저자들이 쉽고 적절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원인 불명의 질병을 앓고 있는 닉(니콜라스 볼커)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 그들을 돕기 위해 힘쓰는 의사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어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또한, 유전체 의학을 둘러싼 배경과 유전체 의학에 담긴 윤리적, 사회적 담론들도 접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으로 의학 지식과 한 아이와 어머니의 투쟁이야기, 그리고 유전체 의학에 대한 사유까지 여러가지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이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중요한 세가지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환자의 게놈을 해독하여 유전자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야심을 가진 제이콥과 둘째는 유전자 질환으로 의심되는 원인불명의 질환을 앓고 있는 닉과 곁에서 그를 돌보는 그의 어머니입니다. 셋째는 중간에서 매개자 역활을 하고 닉을 치료하기 위해 분투하고 고뇌하는 의사 메이어입니다. 이들 셋이 모두 제 몫을 다하고 도전을 했기 때문에 최초의 유전체 의학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닉은 두 살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장내 누공으로 고통받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 구멍이 생기는 희귀한 질환에 걸렸습니다. 장에 생긴 구멍으로 배설물이 누출되면 이는 염증의 원인이 되고 생명에도 치명적입니다. 닉은 4년에 걸친 투병생활동안 수없이 생사를 넘나들고 수술실을 100번도 넘게 오갑니다. 그의 곁에는 항상 사신이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수호천사, 즉 그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 애밀린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아들의 치료를 위해 노력합니다. 의학전문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의료진들과의 대화와 토론에 최선을 다합니다. 여기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문단이 있습니다.


  "그런 밤을 며칠 보낸 후에도 의사들이 다시 애밀린에게 닉의 죽음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그녀는 스스로 진정한 후, 숨을 내쉬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어 내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었다." -p90


 자식의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있을까요? 그녀는 그런 두려움 앞에서도 결코 용기를 잃거나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밤새 운 후에도 아침에는 눈물을 씻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의료진에게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천달러 게놈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제 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하는데 천달러, 우리 돈 백만원이 듭니다. 10년 전 최초의 인간 게놈 해독에 27억 달러, 우리 돈 3조 원이 들었습니다. 10년 동안 컴퓨터기술의 발전 결과입니다. 앞으로는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하고 개인 맞춤형 의학을 선보일 것입니다. 니콜라스 볼커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유전자 게놈 분석을 통해 유전자 오류를 찾아내고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그동안은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이 대두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하게 되면 그의 부모나 형제, 자매, 친척, 혹은 미래의 자녀들의 유전자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어떤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도 알게됩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알고 싶지 않은 사실들을 알게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이러한 부분들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과학와 의학, 그리고 유전체 의학을 통한 닉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의 치료이야기가 상세하고 감동적인 글솜씨로 그려집니다. 멋진 글솜씨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영화를 보듯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이야기를 미리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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