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독서의 해 - 내 인생을 구한 걸작 50권 (그리고 그저 그런 2권)
앤디 밀러 지음, 신소희 옮김 / 책세상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캬~ 오랜만에 만나는 시원한 맥주같은 책이었습니다. 때론 톡쏘고, 때론 달콤하고, 때론 발칙한 매력적인 책을 만났습니다. 저자 앤디 밀러도 앞으로가 기대되고 그의 책이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전직 서점 직원, 현직 작가 겸 출판 편집자인 그는 본래 책쟁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일과 육아에 치여서 책을 멀리하고 통근 열차에서 피로와 스도쿠와 씨름하는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달라지고 싶다' 는 마음이 싹트고 그는 예전부터 읽고 싶던(혹은 읽었다고 뻥쳤던) 걸작들을 읽기 시작합니다. 리스트를 만들고 힘들어도, 어려워도 도통 책이 쓰레기 같아서 던져버리고 싶을 때에도 끝까지 버티며 50권의 걸작을 완주합니다. 그리고 그는 바뀝니다. 사표를 쓰고 작가가 되기로 합니다.


 일 년에 50권. 일주일에 1권,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50p 이상 읽기. 트레이닝은 항상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또 성장시킵니다. <원펀맨>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굉장히 재밌습니다.) 원펀맨은 히어로물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히어로물과 달리 상당히 독특합니다. 보통 만화는 주인공이 악당들과 분투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런데 <원펀맨>의 주인공은 1권부터(1화부터) 무적입니다. 어떤 괴수든지 원펀치 한방이면 끝입니다. 모두가 어떻게 그렇게 강할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매일 팔굽혀펴기 100회, 윗몸 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런닝 10km를 빼먹지 않고 한다. 삼시세끼는 꼭 먹는다. 3년간 꾸준히 한다." 


 앤디 밀러는 다시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고전들을, 걸작들을 읽어나갔습니다. 책들이 살아나서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가 읽은 책은 대부분 소설입니다. <공산당 선언> 외에 몇 권을 빼면 그가 읽은 50권 중 대부분이 소설입니다. 첫번째 책은 <거장과 마르가리타> 였습니다. 그 책이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그 책을 읽고 앤디 밀러는 작정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독서에세이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변화해가는 앤디 밀러의 모습과 책이야기, 일상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앤디 밀러의 괴짜스러움과 유머, 수다가 이 책을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멋진 작가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좋은 책을 소개받고 시시콜콜한 일상이야기를 듣는 재미. 애서가로써 동병상련과 함께 많은 감정들을 공유했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강추합니다. 저도 '위험한 독서의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읽고 있습니다. 1부를 읽었습니다. 미친 소설입니다. (제게 '미친'(crazy)이란 최고의 찬사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