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인의 귀향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북스피어의 중단편 시리즈 중 첫번째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총 10권까지 있습니다.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를 제외하고는 판매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도서 시장에서 과학과 SF는 아직 불모지같습니다. 과학과 SF에도 뛰어난 작품, 재밌는 작품, 감동적인 작품이 많은데 아쉽습니다. 과학 강국 미국이나 일본은 과학과 SF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큰 것에 비해서 아쉬운 대목입니다. 우리나라도 영화에 있어서는 SF 작품들이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차츰 나아지리라 생각이 듭니다. 


 일단 북스피어 출판사와 이 시리즈, 이름하여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도 괜찮았지만,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를 만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지적 자극과 문학적 감동을 함께 맛보실 수 있습니다.


 로저 젤라즈니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SF 작가라고 출판사에서 소개하는데... 진위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SF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인 네뷸러 상과 휴고 상 최우수 중편상 수상작입니다. 과학과 신학, 인공지능, 탐정, 추리를 잘 버무린 수작입니다. 


 주인공은 미래 세계에서 자신의 신분을 지우고 프리랜서 탐정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인공지능 로봇 '행맨' 을 회수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됩니다. 로봇 행맨은 우주탐사용 인공지능 로봇으로 자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되는 로봇입니다. 행맨은 우주탐사 도중 연락을 끊고 잠적하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로 돌아옵니다. 그와 동시에 행맨 개발에 참여했던 4명 중 한 명이 살해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3명 중 한 명은 자신의 주위에 경호원을 붙이고 주인공에게 행맨을 회수해달라고 의뢰합니다. 


 우연찮게 이 책을 빌렸는데, 인공지능에 관한 SF 소설이었습니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검색한 후 책을 찾다가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책이 있으면 함께 빌립니다. 아는 작가, 아는 작품이 많아져서 검색 안해도 책장 한군데를 둘러보면 보고 싶은 책이 많습니다. 애써 눈을 안마주치려 조심합니다. 


  (아래에 스포 약간 있습니다)


 신학적인 부분을 잘 버무린 점은 인공지능의 자아 형성의 큰 원인을 죄의식에서 찾고 있는 점입니다. 마치 기독교에서 인간의 원죄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죄의식이 없이는 인간의 의식도 성숙할 수 없다는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죄의식이 없는 인간이라니 생각만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죄의식은 우리의 도덕과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합니다. 죄의식이 없다면 도덕심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죄의식과 도덕심은 함께 형성되는듯 합니다. 이점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침팬지에겐 아마 죄의식이나 도덕심같은 개념이 없을 것입니다. 아직 침팬지에게 이타주의가 발견되진 않았습니다. 최초로 죄의식에 눈을 뜬 원숭이는 누구였을까요? 그가 혹시 인류의 시초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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