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9월 초이지만 <희망의 이유>를 읽고 난 후 이 책이 저에게 이달의 책이 될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희망의 이유>는 제인 구달의 자전적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이 책은 과거 MBC 느낌표 선정도서였습니다. 과거에 MBC 느낌표! 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0교시가 없는 학교' 라던지, '책을 읽읍시다' 라던지 좋은 코너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선정하셨다니 뒤늦었지만 칭찬하고 싶습니다.

 <희망의 이유>는 현재 알라딘 평점 9.8점에 세일즈포인트 1639 입니다. 평점은 10점 만점이 되어야하며 세일즈포인트는 16만포인트는 되어야합니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모두가 함께 읽고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합니다. 

 글을 잘 쓰는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스모스>의 칼세이건,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미치오 가쿠씨도 대중적인 과학서를 잘 씁니다. 저자마다 모두 각각 특징이 있습니다. 저는 제인 구달의 이 책이 가장 좋았습니다. 제가 읽은 다른 모든 과학책을 합한만큼요.(과장을 조금 보태서요;) <코스모스>도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글이 굉장히 좋습니다. 따뜻한 과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인 구달의 이 책은 (거의) 문학입니다. 따뜻함을 넘어서 뜨겁습니다. 때론 포근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글도 좋습니다. 명료하고 시원하고 유머와 풍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차갑습니다. 때론 독설과 비야냥을 섞어서 말합니다. 제인 구달은 결코 남을 비난하거나 독설을 할 수 없는 분입니다. 동물들이 학대 받는 실험실에 찾아가서도 결코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습니다. 침착하게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제인 구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전적 이야기가 듬뿍 담긴 책입니다.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솔직한 글입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은 유신론자입니다. 그녀에겐 신앙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대부분 신앙이 없습니다. 신앙이 있는 것이 특이한 경우입니다. 칼세이건, 리처드 도킨스 모두 무신론자였습니다. 특히 도킨스는 유신론을 맹렬히 공격합니다. 저도 리처드 도킨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그리고 제가 신앙이 없어서 그런지 유신론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때가 많았습니다. 물론 현 교황이나 달라이 라마같은 신앙인, 그리고 부처, 예수를 무척이나 존경합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신앙인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 굳이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어리석은 사람은 좋아할 수가 없겠군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어리석음이란 지적인 어리석음이 아닌 인격적 어리석음입니다. 


 제인 구달의 신앙을 이 책을 통해 보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인류가 제인 구달과 같은 형태의 신앙을 가진다면 어떨까? 우리 인류의 다음단계는 과학으로 대체된 무신앙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신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이 과학과 지성과 함께할 수 있음을 제인 구달은 보여줬습니다. 인류에 대한 회의와 의심, 절망을 극복한 사랑과 희망을 보여주고 몸쏘 실천했습니다. 이런 신앙이라면 백 번 천 번 만 번 환영합니다. 


 진화론과 신앙심은 서로 상충되지 않습니다. 일부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문제입니다. 종교뿐만 아니라 모든 원리주의자들이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회의하는 정신, 비판적인 사고가 없이 단순하고 극단적인 믿음뿐인 신앙인들은 다른 신앙인들과 신앙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의 말씀을 이 책을 통해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삶을 느껴보시고 그녀의 생각과 감정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제인 구달을 통해 신의 목소리, 자연의 목소리, 지구의 목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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