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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6 - 다 모인 백여덟 영웅, 개정증보판
시내암 지음,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199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백여덟명의 영웅이 다 모였습니다. 이문열의 수호지는 총 10권입니다. 저는 10권 내내 영웅들이 모이다 끝날 줄 알았는데 벌써 다 모였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는 영웅모으기 퀘스트였는데, 다음부터는 관군과 싸우는 퀘스트일까요?
6권 까지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호지>는 마치 롤플레잉 게임같은 소설입니다. 삼국지는 게임으로 만들어졌고 굉장히 유명한데, 수호지 게임은 없을까요? 수호지도 게임으로 만들면 상당히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영웅을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포켓몬 처럼요ㅎㅎ 진화는 안되지만.
6권도 비슷한 스토리 구조가 반복됩니다. 영웅이 관군에 붙잡히고, 그 영웅을 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웅을 동료로 얻습니다. 마치 만화 <원피스>의 스토리 구성과도 비슷합니다. 역시 고전은 고전입니다. 만화 <드래곤볼>도 비슷하고요. 어쩌면 모험, 액션 장르는 다들 비슷한 구성을 가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롤플레잉 게임도 모험을 하면서 동료를 하나씩 얻어나가고, 팀이 꾸려지면 더 큰 모험의 세계로 나갑니다. 동료를 108명이나 모으는 게임은 없겠지만요.
<수호지>는 책이 손에 안 잡힐때도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수호지>는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의 원류인지도 모릅니다. 아무생각없이 읽을 수 있으니까요. 이게 장점이자 점점 단점이 되어갑니다. 마치 연애와도 같군요. 초반에 장점으로 느껴지던 것이 나중에는 단점으로 다가오는. 저는 독서를 할 때 재미도 중요하지만 의미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초반에 1~3권은 의미를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반복되는 스토리 구조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아니면 영웅들의 잔혹성때문인가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재미가 반감되다 보니 굳이 계속 읽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점점 또아리를 틀어갑니다. 하지만 뒷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기 때문에 계속 읽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장대한 스토리가 펼쳐지려 하는데 책을 덮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