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친구분의 리뷰에서 친구분이 이 책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만 5만년 전에 지구에 정착한, 우주선을 날릴 정도의 문명을 가진 외계 인류가 5만년동안 그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흥미로운 말씀이라서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거기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지금의 문명을 가진 우리 인류가 다른 행성에 불시착했다고 생각해봅시다. 대략 몇십 혹은 몇백명 가량의 인원입니다. 다른 행성에 문명은 없습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학문명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저는 나름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정글에 몇십, 몇백명의 사람들과 살아간다면, 제가 가진 수학, 과학 등의 기타 지식들은 아무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고등학교때 미적분을 배웠지만, 수능이 끝난 즉시 잊어버렸습니다. (그 외의 지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불도 제대로 피울 수 없을 뿐더라, 집을 짓는 것도, 사냥을 하는 것도 모두 처음부터 배워야 합니다. 제가 가진 지식들은 생존에 아무 쓸모도 없고, 거의 모든 것들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제가 가진 지식들을 남기지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해주지도 못한채 아마, 불행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글에 불시착한 우리 인류는 수렵채집생활, 구석기 시대부터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몇 백명의 사람 중에 철을 제련할 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별의 계승자>에서 우주선에 탄 사람들은 대부분 병사이거나 일반인이었을 겁니다. 과학자나 기술자가 몇몇 있었다고 한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겁니다. 정글에서 발전기나 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일단 철부터 생산해내야 하는데, 철을 생산할 줄 아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수많은 과학지식들을 기록해놓을 종이가 있었을까요? 종이 만드는 법을 아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일단 대부분의 전자제품은 쓸모가 없게 됩니다. 총같은 무기도 이내 총알이 떨어지면 단순한 둔기로 변하게 될 겁니다. 다시 돌과 창, 그리고 토기부터 시작해야할 겁니다. 불과 몇 세대 만에 과학지식은 사라지고 생존에 필요한 수렵채집지식으로 대체될 겁니다. 금방 원시시대, 원시사회로 돌아갈 것입니다. 


 물론 이또한 가설일 뿐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문명을 잘 유지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다시 과학 문명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크다." 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아마, 작가도 그렇게 생각했을겁니다. 굉장한 하드SF를 쓰는 작가는 과학적으로 그 부분도 꼼꼼히 생각해 보고 따져보았을겁니다.   


 이 부분이 책을 감상하는데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만, 그냥 생각한 바를 적어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토론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우수한 과학자들을 정글에 풀어놓고 실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예상대로 정글의 법칙을 찍고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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