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쓴 페이퍼를 마저 씁니다. 페이퍼나 리뷰를 쓰다가 비공개로 저장해놓고 나중에 다시 쓰면 처음에 저장한 시점으로 저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최신글이 아닌 예전글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비공개로 저장해놓으면 글을 올려도 아무도 읽어주시는 분이 없기 때문에, Vol1, Vol2로 나눠서 썼습니다. 

 

















 먼저 쿤데라의 <커튼>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소설론에 관한 쿤데라의 에세이입니다. 244p 라 부담도 없습니다. 카프카에 대한 밀란 쿤데라의 해석은 '성격극'에 '상황극'을 대립시킨다. 입니다. 카프카 이전까지만 해도 인물의 성격이 중시되었다면 카프카는 인물이 처한 상황을 내세웁니다. <변신>은 인물이 처한 상황 자체입니다. 카프카는 개인의 정체성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했습니다. 카프카 이전에는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으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인식했는데, 카프카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놓인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인식합니다. 실존주의에 대한 고민의 시작입니다. 최초로 시스템의 사회, 관료주의적 사회의 끔찍한 모습을 카프카는 예민하게 감지했습니다. 아래는 쿤데라가 말하는 카프카입니다.


 K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건 아니건 간에, 그가 애지중지 키워졌건 고아원에서 길러졌건 간에, 그가 큰 사랑을 받았건 아니건 간에, 이는 그의 운명이나 태도를 조금도 바꿔 놓지 못한다.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뒤집고, 인간의 삶에 다른 방식의 질문을 던지며, 개인의 정체성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함으로써 카프카는 과거의 문학뿐만 아니라 그의 위대한 동시대인들인 프루스트나 조이스와도 구분된다. -p251 


 

















 다음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입니다. 같은 작가의 <백년의 고독>은 마술적 사실주의라고 합니다. 마술적 사실주의가 뭔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사랑을 미화하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린 소설입니다.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은 부커상을 세 번 수상했습니다. 부커상(1891년), 부커 오브 부커스(1993년), 베스트 오브 더 부커(2008년) 이렇게요. 이 소설은 출간된지 30여 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입니다. 박웅현씨는 이 소설을 미친 소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친' 이라는 표현은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도 기억에 남는 '미친' 책, '미친' 영화가 몇 편 있습니다. 혹시 <한밤의 아이들>이 그 속에 포함될지 기대가 됩니다.


 



 













 최근에 뉴스를 봤는데, 어딘가에서 '인류 최고의 천재는 누구인가?' 라는 주제로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1위는 누굴까?' 생각하면서 뉴스를 지켜보았는데, 놀랍게도 1위가 괴테였습니다. 그동안 1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뉴턴일거라 생각했었습니다. 2위는 뉴턴이었고, 3위가 아인슈타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6위인가? 10위권 안이었던 것 같고요. 괴테의 <파우스트>는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책 한 권이 한 편의 시와 같습니다. 아래는 악령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의 대사 중 마음에 드는 구절들입니다. 책과 이론보다는 삶과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조르바도 말하고,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도 이야기하네요. 저도 좀 더 삶과 현실을 즐겨야 할텐데, 읽고 싶은 책들이 이렇게 많아서...


여보게, 이론이란 모두 회색빛이고,

푸르른 것은 오직 인생의 황금나무뿐이라네.-p329, 악령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


그러면 고서들이 신성한 샘물과 같아서,

그걸 한 모금 마시면 갈증을 영원히 진정시켜준단 말인가?

그것이 자네 자신의 영혼에서 솟아나지 않는다면,

결코 상쾌한 마음을 얻지는 못할 것일세. -p333,  파우스트의 대사


 아래는 오지 않는 파우스트를 기다리며 마가레테가 하는 말입니다. 역시 한 편의 시네요.



마음의 평화는 사라지고, 

가슴은 한없이 답답하네.

그 평화 이제는 못 찾으리,

결코 다시는 찾지 못하리.


그이가 계시지 않은 곳,

내게는 어디나 무덤.

온 세상 돌아본다 해도

내게는 쓰디쓴 고난일세.


가련한 내 머리는

미칠 듯 어지럽고,

가련한 내 심정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네.


마음의 평화는 사라지고,

가슴은 한없이 답답하네.

그 평화 이제는 못 찾으리, 

결코 다시는 찾지 못하리.


행여나 그이 오실까

창문으로 내다보고,

행여나 그이 만날까

집 밖으로 나가보네.


그이의 의젓한 걸음걸이,

고귀한 그의 모습.

입가에 흐르는 미소,

눈길에 담긴 그 정기,


거기에 마술처럼 흐르는 

그이의 오묘한 말씀.

꼭 잡아주는 손길,

그리고 아 그분의 키스! 

-p340


 시입니다. 이런 시라면 저도 이해할 수 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파우스트>를 믿음사판으로 살지, 문학동네판으로 살지 고민입니다. 믿음사판이 세일즈포인트도 높고, 리뷰도 많고 평점도 안정적입니다. 헌데, 박웅현씨는 문학동네판으로 소개를 해줘서 고민입니다. 왠지 믿음사판은 딱딱한 느낌이고, 문학동네판은 읽기 편한 느낌입니다. 북플친구분들도 믿음사판을 읽으신 것 같아서 믿음사판으로 구입해야겠습니다.


 항상 "책속의 책과 글" 카테고리에 페이퍼를 작성하면서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번 페이퍼에 쓴 책들부터 우선적으로 읽겠다!" 고 다짐합니다. 그 다짐을 지키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커튼>,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백년의 고독>,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 괴테의 <파우스트> 까지. 모두 당장 읽고 싶은 책들입니다. Vol1에 쓴 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 소개된 책들부터 읽겠다고 다짐을 해보지만,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가는 수 밖에 없네요. 조급함, 초조함을 극복하고 싶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를 극복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코끼리를 먹는 방법은 한 번에 한 입씩이라고 합니다. 한 번에 한 권씩 읽어가야겠습니다. 에피타이저로 밀란 쿤데라의 <커튼> 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다음은 <파우스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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