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호지 3 - 불어나는 흐름, 개정증보판
시내암 지음,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199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3권의 주인공은 무송입니다. 후반부에는 송강으로 넘어갑니다. 무송은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호걸입니다. 하지만 변변치않은 형이 부인과 내연남에 의해 독살을 당하게 되고, 그 복수를 하게됩니다. 처음에는 의로운 인물처럼 묘사되었으나 나중에는 한 번 피를 보니 걷잡을 수 없는 대량학살범으로 변합니다. 25명에서 30명을 죽입니다.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죽이려 했던 이들 뿐만아니라 그 집안의 식구, 가솔까지 모조리 죽입니다. 한 번 피를 보니 광기에 휩싸여서 물불가지리 않습니다.
수호지에는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무도덕한 것은 아닙니다만 영웅호걸들의 도덕은 따로 있습니다. 다분히 상대적입니다.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의리와 명예입니다. 의리와 명예 앞에서는 모든 것이 허용됩니다. 함부로 사람을 죽이진 않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없이 죽입니다. 법보다 가까운 것은 주먹입니다.
관리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 어느 쪽이 살기 좋은가? 단언컨데 이쪽 세계입니다. 저쪽 세계(수호지세계)는 암흑세계와 현실세계가 구분되지 않고 공존합니다. 하지만 이쪽세계는 현실세계와 암흑세계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요. 일반인들은 조폭이나 암흑가의 사람들과 그다지 얽히지 않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한국은 사법체계와 시민을 지켜주는 경찰권력이 있습니다. 비교적 치안이 좋은 국가에 속합니다. 수호지와 같이 무서운 일들은 더 낮은 확률로 벌어집니다.(요즘 뉴스를 보면 아닌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적, 통계적으로는 수호지세계보다는 현재 한국 사정이 나아보입니다) 물론 이쪽 세계에서도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저쪽 수호지 세계보다는 덜하다고 봅니다. 아마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