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 - 우리 아이 걱정 마세요
서민.강병철 지음 / 알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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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5월에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님께서 순천에 강연을 오셨다. 누나와 엄마까지 데리고 가서 함께 강연을 들었다. 자리가 꽉 차서 보조의자로도 부족해서 바닥에 앉거나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대성황이었다. 


 역시나 재밌는 강연이었다. 서민 교수님의 유머가 잘 먹혀서 나도 많이 웃고, 사람들도 많이 웃었다. 성공적인 강연이었다. 강연 중간에 서민 교수님이 최근에 쓴 책 이야기를 했는데, 소아과 관련 책을 썼다고 하셨다. 앞으로 다른 소아과 전문한의원에 참관을 다닐 계획이라 미리 공부하는 셈 치고 읽어두려고 냉큼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대만족이었다. 기존에 내가 알던 지식들이 틀리지 않아 기뻤고,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알게 되어 좋았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환자에게 설명해 주니 뿌듯했다. 


 이 책은 아이를 둔 부모들의 필독서이다. 잘못된 인터넷 정보와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중심을 잡게 해준다. 서민 교수와 소아과 전문의 닥터 강이 정직하게 최신 의료 정보들을 알려준다. 부모들의 불안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의사들을 비판한다. 하지만 착한 의사가 살아남기 힘든 의료환경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병원이나 의원을 가장 많이 찾는 질환 1위는 감기이다. 하지만 감기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항생제는 세균을 잡는 약이다. 때문에 항생제는 감기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항생제를 쓰는 이유는 감기가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번지는 것을 막거나 다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다. 유럽이나 일본은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는다.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남용하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들을 양산하게 된다. 신중히 써야 할 항생제이지만, 의사 입장에서 감기 환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잘 설명해서 돌려보내도 다른 의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감기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들에 대해서도 착한 의사는 손해 보기 십상이다.   


 가끔 한약이나 침으로도 '감기' 가 치료되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당연히 있다. 수천 년 전부터 한의학은 '감기' 와 싸워왔고 치료해왔다. 증상별, 체질별, 병의 경과별로 수많은 감기 치료 한약들이 있다. 한약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맞춤형이다. 한약은 기본적으로 병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병과 싸우는 인체를 회복시켜준다. 면역력이 강해지면 감기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수 있다. 예를 들면 위장장애가 있는 감기 환자는 위장장애도 함께 치료해주는 것이다. 소화장애를 함께 해결해주면 밥을 잘 먹어서 영양 보충을 더 잘해서 병과 싸울 힘을 키울 수 있는 이치이다. 혹은 몸에 열을 내서 백혈구와 면역세포들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우리 몸은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면역력은 5배가 올라간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나는 이유는 면역계통을 활성화시켜서 바이러스와 더 잘 싸우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간혹 허약한 사람들은 감기에 걸려도 열이 나질 않는다.(오늘 내 상태가 그랬다... 오늘 감기 기운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럴 때 한약을 이용해서 몸을 따뜻하게 해줘서 감기와 잘 싸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한약은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약이 아니다. 인체를 도와 감기를 무찌르게 하는 약이다. 건강한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지도 않고, 감기에 걸려도 금새 낫는다. 하지만 허약한 사람은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오래간다. 진짜 허약한 사람은 감기가 폐렴으로까지 악화된다. 한약은 이처럼 허약한 사람들의 원기를 북돋아 주는 약이다. 


 쓸데없는 사설이 길었다. 이 책은 감기부터 시작해서 성조숙증,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예방접종, 모유 수유, 항생제, 비타민 등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서민 교수님이 책을 쓰셔서 쉽고 재미있다. 그리고 소아과 전문의 강병철 씨의 솔직하고 친절하고 정직한 조언들이 잘못된 정보와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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