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 명강 - 하나의 원리로 실전까지 통하는 사주역학의 정석
김학목 지음 / 판미동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사주팔자라는 것이 있다. 사주팔자는 음양오행이론을 기본으로한 주역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나 동양권에서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양에 사주팔자가 있다면, 서양에는 점성술이나 타로카드가 있다. 흔히 과학자나 천문학자는 점성술을 믿는 것에 대해 비과학적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또한 점성술에 대한 과학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점성술을 비과학이라 생각하고 점성술을 믿는 사람들이 미신을 믿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사주팔자는 점성술과 무엇이 다른가? 사주팔자 역시 비과학적인 미신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나는 점성술은 비과학적인 미신이라 생각하면서도 사주팔자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사주를 몇 번 본적이 있고, 그것이 아주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합리론적 접근이 아닌 경험론적 접근이지만 내 짧은 경험에 근거해보면 사주팔자는 유효한 것 같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점집과 사주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직접 사주를 보지 않았더라도 주위에 사주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접해보셨을 것 같다. '어디가 용하다더라.' 라던가 점집에서 기가막히게 맞춘 이야기나, 심지어 TV에서도 점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분들이 등장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아니 과연 사주팔자가 믿을 만한 것일까?

 사주팔자를 믿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미신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강하게 믿거나 강하게 부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무언가를 믿거나 믿지 않거나, 혹은 비판하거나 옹호하거나 할 때 그것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들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른다면 침묵하는 것이 낫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좋은 책이다. 사주팔자는 명리학이다. 명리학은 음양오행과 천간지지에 근거하고 있다. 사주팔자가 무엇인지 알려면 음양오행과 천간지지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그 후에야 자신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의 저자는 명리학이 단순한 미신이 아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학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 책을 통해서 보여준다. 기초부터 찬찬히 앞으로 나아간다. 물론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명리학은 누구나 배우고 익힐 수 있는 학문이지만 숙달하려면 굉장히 어렵고 암기해야할 내용도 많은 학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리학에 대한 전문가가 있고 직업인이 있는 것이다. 어떠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쉽게 습득할 수는 없지만 그 바깥에서 대략적인 이미지를 보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가능하다. 대략적인 지식을 얻고 더 관심이 간다면 좀 더 깊이 배워볼 수 있다. 이 책은 그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대략적인 이론 구조를 익힐 수도 있고, 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외우고 학습한다면 전문가까지는 아니겠지만 일정수준에는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명리학이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이지만, 결코 배우지 못할 학문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정론과 홀로그램 우주론, 혹은 프렉탈구조 등 엉뚱한 공상들을 함께하게 되었다. 명리학은 음양오행과 천간지지에 근거한 학문이다. 때문에 음양오행과 천간지지가 모든 것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진리가 아니라면 명리학도 함께 허물어질 것이다. 여기에 맹점이 있다. 음양오행은 실재하는 실체가 아닌 관념론이라는 것이다. 형이하학적인 학문이 아닌 형이상학적인 학문이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증명할 수 없는 것처럼 음양오행도 쉽게 증명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음양오행은 상호작용과 순환론적인 구조에 적합한 이론이다. 봄이 오면 새싹이 피고 여름이 오면 무더위가 온다. 그리고 장마 후에 가을이 오면 열매가 맺고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 오면 모든 것이 응축하고 추위가 온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이것이 무한히 반복된다. 목화토금수는 끝없이 순환하는 구조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관념 속에서만 존재한다. 완벽한 목화토금수를 우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음양오행은 이데아이다. 

 음양오행은 동양론적 우주관이다. 모든 것이 생장과 소멸을 반복한다는 윤회사상을 내포하고 있다. 서양이 직선적인 세계관이라면 동양은 순환하는 원과 같은 세계관이다. 하루가 순환하고 계절이 순환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순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음양오행이 적용된다. 모든 것은 순환한다. 모든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한다. 그것이 음양오행이다. 천간지지는 음양오행이 순환하는 것을 10과 12로 분류한 것이다. 10과 12는 따로 순환하지만 최소공배수 60에서 만난다. 그것이 60갑자이다. 

 우주가 순환한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의 삶과 운에 영향을 미칠까? 우리가 태어난 시기가 천간지지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우리의 성질, 운명이 결정될까? 인과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부모와 조부모, 혹은 그 윗세대 조상에게까지 유전자를 물려받고 있다. 이것들이 모두 태어난 생년월일에 연관성을 되는 걸까? 그것은 이론으로는 증명할 수가 없다. 실험, 관찰, 검증을 통해서만 증명가능 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미신이라고 치부하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활발한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졋으면 좋겠다. 사주팔자도 충분히 과학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한 사람의 사주팔자와 그 사람의 삶을 대비시켜보면 된다. 그리고 그것을 무수히 많이 반복하고 여러 각도로 통계를 내면 된다. 그러면 사주팔자에 대해 허와실이 낱낱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을 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런 것을 할만큼 시간과 돈이 많지 않다.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연구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이것을 시도하는 사람은 엄청난 자본가에 엄청난 괴짜여야 한다.

 이 책은 사주를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한 번 읽어봄직하다. 음양오행은 하나의 이론이며 학문이다. 그것은 삶에도 적용된다. 음양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개념은 꼭 음양오행이 아니라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다. 우리도 죽이 잘 맞는 친구나 사람이 있고 정말 안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안다. 그것이 서로 어떠한 성향, 성질때문에 안맞는 것인지 음양오행을 통해서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음양오행은 폐쇄적이지만 그 안에서는 엄밀한 논리성과 체계성을 갖추고 있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물을 줘야한다. 그것을 수생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양오행은 언어이고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것이 과연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명리학을 이해하고 활용해볼 수 있으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명리학이 잘 맞는지 엉터리인지 알 수 있으리라. 명리학을 10년간 연구하고 활용한 저자는 명리학이 아주 우수하고 세상을 잘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나는 '태어난 생시가 같은 쌍둥이는 그럼 똑같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가?' 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저자는 쌍둥이라도 첫째와 둘째가 '대운'이라는 것이 서로 반대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또한 다르다. 아무튼 쌍둥이라도 운명이 서로 다르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