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5
감독 안국진
출연 이정현, 이해영, 서영화, 명계남, 이준혁
장르 드라마
오랜만에 한국 영화 중 좋은 영화를 만났다. 그리고 이정현이라는 배우를 알게됐다. 이정현은 이 영화로 작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주 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볼까말까하다가 그리 큰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 좋았다. (첫 씬의 오토바이씬부터 좋았다. 곧장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불편했다. 눈물도 찔끔 흘렸다. 채사장님이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영화나 책을 보라고 했는데 이 영화가 꼭 그랬다. 아니 한국사회 문제점을 다룬 영화는 모두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리라. 이 영화는 미친 한국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상한 나라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누구나 아는 소설이지만 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나도 아직 보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봐야겠다. 볼 책이 너무 많다. 시간은 앞으로 더욱 부족할텐데...ㅠ 이 영화를 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찾아봤다. 훑어보던 중 이런 좋은 문구가 있었다. 이 영화의 제목과 주제와 관통하는 명문장이라 생각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계산된 광기의 세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를 보여준다."
정말 명문장이다. 이 글을 쓴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한국 자본주의 사회는 어쩌면 계산된 광기의 세계가 아닐까? 이 영화의 주인공 '수남이'는 누구보다 열심이다. 쓰리잡을 뛰면서 누구보다 손재주도 좋고 착실히 일한다. 하지만 교육에서 소외되고, 의료에서 소외되고, 노동에서 소외되고, 부동산 집값에서 소외된다. 내집 마련을 위해 일하지만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뛰는 속도가 더 빠르다. 결국 은행대출로 집을 마련하게 되고, 운좋게 재개발지역에 당첨되어 집값이 오른다. 하지만 주변 동네에서 불평등한 재개발에 반대를 하는 시위가 벌어지니 재개발계획이 무산될 지경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수남'이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이정현은 정말 '수남'이를 완벽하게 연기 해냈고, 복잡한 인간의 심리까지 연기로 드러냈다. 정말 놀라운 연기가 몇몇 있었다. 성실한 사람이 고통받는 나라. 보통 사람들이 살기 힘든 나라. 이상한 나라에서 제정신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안타까운 영화였다.
"불쌍한 사람이 죄를 짓는다." 극중 형사의 대사다. 죄를 짓는 사람도 적고 피해자가 되는 사람도 적은 좀 더 많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