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 인간 혁명의 진원지가 된 교육서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11
장 자크 루소 지음, 이환 옮김 / 돋을새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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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을 읽었다. 고전을 읽는 것은 보람도 있고 얻는 것도 많다. 고전은 역시나 고전이다. 장 자크 루소는 천재다. 천재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렸지만,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내용이 훌륭하고 좋았다.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으로 시민혁명의 이론적 단초를 제공한 사상가이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뛰어난 지성으로 과거의 학문들을 독파하고 자신의 이론을 세웠다. 그리고 <에밀>이라는 불후의 고전까지 남겼다.

 

 내가 <에밀>을 왜 읽게 되었는가 하면, 장 자크 루소가 자신의 아이 5명을 모두 고아원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교육에 대해 책을 쓴 사람이 자신의 자녀는 교육하지 않고 고아원에 보냈다니. <에밀>을 보면 그 궁금증이 풀릴까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결론은 알 수 없었다. 그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자식을 돌보는데 책임을 회피한 것일 수도 있고, 자녀를 고아원에 보내고 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에밀>을 썼을 수도 있고 잘 모르겠다. 그의 <고백록>을 읽어봐야만 할 것 같다. 세계 3대 고백록 중의 하나라고 하니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톨스토이, 아우구스티누스, 장자크 루소의 고백록이 세계 3대 고백록 이었던 것 같다. 어디선가 에밀이 말년에 강의를 할 때 자식들을 고아원에 보낸 것을 참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구절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에밀>은 굉장히 재미있고 훌륭했다. 소설의 형식으로 '에밀' 이란 한 아이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성인이 되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그를 교육한다. 교육하는 인물은 장 자크 루소 본인이다. 가정교사로써 에밀을 교육해 나간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꼭 보시라고 추천을 해드리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과도 많이 일치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루소의 교육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 본성 그대로 자연인으로 키워내라." 인 것 같다. 그러려면 당연히 인간 본성을 알아야 한다. 교육이란 강압과 억압,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한 명의 자립된 인간으로서 혼자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연인을 길러내는 것이다. 나도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사실 그러한 자녀를 길러내려면 부모의 역할과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고대부터 가정교육을 그토록 중요시한 이유가 그것이며, 부도덕한 사람들 보고 괜히 부모 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의 투정과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오만한 독재자를 키워낼 수 있고, 아이와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으면 의심많고 거짓말을 일쌈는 어른으로 키워낼 수도 있다. 나약하고 수동적인 아이로 키워낼 수도 있고, 능동적이고 강인한 아이로 키워낼 수도 있다. 루소의 교육 과정을 보면서 루소가 참으로 얄밉게 영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솜씨가 정말 뛰어났다. 정말 꾀가 많다.

 

 <에밀>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 형식은 후반부에 가서 더욱 빛을 발한다. 에밀의 배우자로 '소피'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가슴찡한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심지어 반전까지 있다! 역시나 천재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밀>은 교육론, 교육서로도 너무나 훌륭하다. 부모라면 꼭 읽어보고 자신의 교육 방법, 교육 방침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에밀>은 교육서일 뿐만아니라 루소의 사상이 뜸뿍 담겨있고 그의 인간관, 세계관이 포함된 멋진 철학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반부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평생 산책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 칸트는 <에밀> 때문에 그 날 산책을 쉬었다고 한다. 루소의 지혜를 뜸뿍 맛보고 취해보시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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